▲ [스포티비뉴스=잠실, 한희재 기자]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이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두산 선발투수 후랭코프가 투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2018년 시즌 KBO 리그 최다승 투수 후랭코프(두산)가 최고의 투구로 SK와 한국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컷 패스트볼(커터)의 위력이 도드라진 한 판이었다.

후랭코프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동안 삼진을 10개나 잡아내며 5피안타 2볼넷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전날 1차전에서 에이스 린드블럼이 5실점으로 무너진 충격을 완화시켜 준 역투였다.

후랭코프는 다승 1위(18승)를 차지한 투수지만 투수로서 가치는 린드블럼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일단 평균 자책점이 린드블럼(2.88)보다 높은 3.74였고 투구 이닝에서도 린드블럼(168.2이닝)에게 크게 못 미치는 149.1이닝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SK를 상대로 한 후랭코프는 또 다른 투수였다. SK전 두 경기에서 1승을 거두며 3.00의 좋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 중심엔 커터가 있었다. 후랭코프의 주 무기인 커터는 SK전이 되면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0개의 삼진 중 6개가 커터를 승부구로 삼아 잡아낸 것이었다.

커터를 포심이나 투심 패스트볼보다도 많이 활용했다. 이날 커터의 비중은 38%나 됐다. 스플리터를 제외한 거의 전 구종(슬라이더 포함)을 던지는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비중이었다.

커터는 기본적으로 후랭코프의 주 무기다. 일단 던졌을 때 안타를 맞는 확률이 크게 낮았다.

올 시즌 커터의 피안타율은 1할2푼5리밖에 안됐다. 제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커터는 더 없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후랭코프가 SK전에서 커터를 많이 사용한 것이 비단 이날 경기뿐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SK만 만나면 커터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정규 시즌의 커터 비율은 18%였다. 하지만 SK전이 되면 21%로 그 비중이 높아졌다. 이날은  38%까지 치솟았다.

이유는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몰라도 SK를 만나면 유독 커터가 잘 긁히는 이유를 익스텐션에서 찾아볼 수 있다.

후랭코프는 패스트볼을 던졌을 때 약 1.88m의 익스텐션을 형성한다. 리그 평균이 1.85m이니 아주 앞에서 공을 뿌리는 유형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SK전에서는 패스트볼 익스텐션이 1.91m로 보다 앞에 형성됐다. 일반적인 투수들보다 6cm 정도 앞에서 공을 뿌리며 보다 속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뜻이다.

다른 구종에선 큰 차이가 없었지만 커터는 달랐다. 시즌 기록이 1.79m인데 SK전에서는 1.82m로 확연하게 앞에서 공을 때렸다. 패스트볼의 익스텐션이 앞에서 형성된 것과 같은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커터는 변화구라기 보다는 변형 패스트볼의 일종이다. 속도감이 어느 구종보다 중요하다. 끝까지 패스트볼처럼 보이는 것 또한 필요하다.

때문에 시즌 기록보다 앞에서 공을 뿌릴 수 있다는 건 그만큼의 장점으로 승화될 수 있다. 유독 SK전에서 커터가 더 위력적이었던 이유를 익스텐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시리즈가 길어진다면 후랭코프는 한 차례 더 등판할 수 있다. 그 경기서도 후랭코프는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을 보다 앞에서 뿌릴 수 있을까. SK로서는 반갑지 않은 시나리오가 될 수 밖에 없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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