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잠실, 한희재 기자]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2루, SK 한동민에게 볼넷을 허용한 두산 투수 장원준이 아쉬워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장원준은 두산의 아픈 구석을 치유해 줄 수 있을까.

SK와 한국시리즈 타이틀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치고 있는 두산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SK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 있고 탄탄한 수비력과 경기 운영 능력, 풍부한 경험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약점도 있다. 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확실한 좌완 불펜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함덕주가 마무리 투수로 빠져나가며 좌타자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불펜 투수 부문에서 구멍이 생겼다.

정규 시즌을 치르는 데는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우완 불펜 투수들만으로도 나름대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 필승 카드로 꼽을 수 있는 좌완 불펜이 없다는 건 분명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꺼내 든 카드는 장원준이었다.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투수지만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장원준이다.

장원준은 올 시즌 3승7패, 평균 자책점 9.92로 무너졌다. 2008년 이후 8년간 이어 오던 두 자릿수 승리도 무산됐다.

2015년 두산 이적 후 매년 160이닝 이상, 지난해엔 180.1이닝을 던지는 등 너무 많은 공을 던진 것이 한꺼번에 팔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슬럼프에 빠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김 감독은 그런 장원준을 다시 한번 믿겠다고 선언했다. 여름 승부 이후 사실상 선발 자리에서 내려왔고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판단이었다.

실제 김 감독은 4일 열린 1차전에서 장원준을 중요 포인트에 기용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장원준은 3타자에게 3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폭투로 점수까지 내주는 최악의 결과를 나았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장원준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분명 정규 시즌보다 공이 좋아졌다. 다음 경기에서도 승부처에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원준이 일본 전훈 기간 볼의 회전수가 좋아졌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볼 끝에 힘이 다시 실리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과연 그럴까. 정규 시즌의 데이터와 한국시리즈의 데이터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을까. 트랙맨 데이터로 장원준의 구위를 비교해 봤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그다지 인상적인 변화가 있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스피드는 분명 상승됐지만 나머지 부문에선 나아졌다고 평가하기 어려웠다.

장원준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분명 시즌 때보다 빠른 공을 던졌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3km에서 143.4km로 올랐다. 최고 구속도 143.9km에서 144.6km로 조금 더 빨라졌다.

하지만 구속은 선발로 관리하며 던질 때와 짧고 굵게 불펜으로 던질 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구속만으로 장원준의 구위가 좋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문제는 김 감독이 밝힌 회전수다. 정규 시즌에서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는 1945rpm이었다. 평균 수준인 2230rpm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 평균 회전수는 1946rpm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평균 익스텐션도 1.68m에서 1.67m를 기록했고 릴리스 포인트도 1.82m와 1.81m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정규 시즌에 비해 나아졌다고 할 만한 구석을 찾기 어려웠다.

볼 끝의 움직임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정규 시즌에서 34.3cm의 평균 수직 무브먼트를 기록했던 장원준이다. 그러나 1차전에서는 29cm에 그쳤다. 빠른 공을 던졌을 때 공의 움직임이 정규 시즌보다 줄어들었다는 걸 뜻한다.  

구속은 분명 빨라졌지만 세부 지표에선 그다지 나아진 내용을 보여 주지 못했던 장원준이다. 다음 경기에서는 다른 투구력을 보여 줄 수 있을까. 김태형 감독은 숫자 그 이상의 무언가를 장원준에게서 발견했던 것일까. 장원준의 다음 등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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