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은 공격과 수비에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 오재원과 함께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베테랑 김재호는 7일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득점한 뒤 평소보다 더 크게 세리머니를 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허슬두'가 실종됐다. 두산 베어스가 자랑하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가 사라졌다. 

1위 팀의 위엄이 보이지 않는다. 두산은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치른 가운데 1승 2패로 열세다. 변수가 반복해서 나타나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불펜 핵심 김강률은 준비 기간에 오른 발목 아킬레스건을 다쳐 시즌을 접었고, 4번 타자 김재환은 3차전 직전 갑자기 오른쪽 옆구리를 다쳤다. 김재환은 8일로 예정된 4차전까지는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부상은 손 쓸 수 없는 변수다. 그보다 믿었던 카드들이 흔들린 게 더 뼈아팠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과 이용찬은 각각 1차전과 3차전에 나서 홈런 군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전을 떠안았다. 김강률의 대체자로 생각했던 장원준은 2경기에서 4타자를 상대하면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모두 김태형 두산 감독이 "공이 괜찮다"며 믿음을 보였던 선수들이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정규 시즌 KBO 역대 한 시즌 최고 타율 0.309, 최다 안타 1,601개, 최다 944득점, 최다 898타점 기록을 세웠던 기세가 사라졌다. 최주환과 양의지, 김재환이 속된 말로 멱살을 잡고 끌고 가고 있었다. 그런데 김재환이 부상으로 빠졌다. 김 감독은 "최주환과 양의지 둘만 치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계산 대로 되는 게 없는 상황에서는 결국 분위기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다. SK처럼 홈런으로 밀어붙일 수 없다면 한 발 더 뛰고, 공 하나 더 보며 악착같이 플레이하는 '허슬두' 정신이 필요하다. 

주장 오재원은 김재호와 함께 베테랑으로서 부단히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잡기 힘들어 보이는 타구도 끝까지 쫓아가고, 경기 분위기가 기운 뒤 안타를 쳐도 파이팅 세리머니를 하며 분투하고 있다.

베테랑들이 애를 써도 동료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소용 없는 일이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경기마다 9명이 다 잘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1, 2명 미친 선수가 경기 분위기를 주도해주면 된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나머지 선수가 가만히 있어도 된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어떻게든 미친 1, 2명을 더 띄워줘야 한다. 각자 부진한 아쉬움을 곱씹는 건 본인과 팀 모두 손해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서 4차전이 열리는 8일은 종일 비 예보가 있다. 우천 취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을 휴식일로 삼게 된다면 남은 시리즈 똘똘 뭉쳐 위기를 돌파할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3차전까지 분위기만 보면 지금 두산은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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