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SPO 시선] 루니 은퇴식, 대표팀은 가치를 계승해야 한다

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 루니 은퇴 경기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추진했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대표팀에서 가장 큰 업적은 세운 선수와 작별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루니는 축하를 받을 자격이 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루니는 2년 동안이나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깜짝 놀랐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사라지는 일이다. 나는 동의할 수 없다." (피터 쉴튼 전 잉글랜드 대표 골키퍼)

공격수 웨인 루니가 한국 시간으로 16일 새벽 5시 킥오프하는 잉글랜드와 미국의 친선 경기에 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루니가 후반전에 출전할 것이며, 등번호 10번을 달고 주장 완장을 찰 것이라고 보도했다. 

◆ 루니 은퇴식,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추진했다

루니의 대표팀 은퇴식을 추진한 인물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 루니를 대표팀에 소집했는데, 루니가 고사하며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당시부터 루니를 소집해 고별전을 치러주고 싶은 의사를 피력했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3월 잉글랜드와 독일의 친선 경기에 루카스 포돌스키가 치렀던 영화 같은 고별전 때문이다.

상대팀 독일이 대표팀을 떠나는 포돌스키와 연출한 훈훈한 장면에 감동 받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이러한 전통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친선경기를 은퇴식으로 소비하기 어려웠다. 2017년 11월 독일, 브라질과 친선전 에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일정에도 추진됐으나 결국 월드컵 이후로 미뤘다. 러시아 월드컵 이후에는 UEFA 네이션스리그도 출범해 루니를 위해 마련된 시간은 11월 미국전이 됐다. 루니는 "난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가만히 있는 자신을 두고 벌어진 논란이 불편했을 수 있지만, 결국 루니는 웃으며 다시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고별전을 치르게 됐다.

▲ 화려한 은퇴식을 치른 전 독일 대표 포돌스키


◆ 대표팀 선발, 실용주의와 가치 계승 사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생각에 공감하는 이들도 많고, 피터 쉴턴의 말처럼 대표팀 경기가 누군가를 선물하기 위해 출전 기회를 소비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어린 선수, 실전 경기를 통해 점검 받을 선수의 기회를 낭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쉴턴의 말은 가벼이 들을 수 없다. 쉴턴은 잉글랜드 대표 선수로 125경기를 뛴 잉글랜드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한 전설이다. 그만큼 발언에 힘이 실리는 인물이다.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이제 대표팀을 영영 떠나는 루니에게 45분의 출전 시간을 부여하는 것은, 다음 경기와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소모적일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대표팀의 명예를 높일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루니의 은퇴 경기를 실제 A매치에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잉글랜드 대표 선수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후반전에 루니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줄 미국전 주장 파비안 델프는 "내가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 루니가 주장이었다. 그가 날 반겨줬다. 루니에게 가드 오브 아너를 해줄 것이다. 루니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현재 주장인 공격수 해리 케인도 "루니를 다시 만나는 일은 기쁜 일이고 위대한 순간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는 우리의 위대한 캡틴이었다"고 했다.

루니에게 미국전은 120번째 A매치가 된다. 루니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19회 A매치에 나서 53골을 넣었다. 루니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역대 A매치 최다골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필드 플레이어로 최다 출전 기록에 역대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한 루니는 잉글랜드 국가 대표로 우승컵을 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활동 기간 유로와 월드컵에 꾸준히 뛰며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다. 득점은 물론, 주장으로 리더십, 말년에는 플레이메이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기여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프로 선수로 가능한 모든 트로피를 들며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 루니는 잉글랜드 축구의 살아있는 역사다


◆ 루니 은퇴식이 남길 수 있는 것

루니는 현재 미국 DC유나이티드에서 선수 경력의 말년을 보내고 있다. 2018시즌 메이저리그사커 21경기 출전 12골. 득점 기록 외에도 헌신적인 플레이로 미국 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축구의 가치를 온 몸으로 보여준 루니. 잉글랜드 역사사 가장 충만한 재능을 보여줬다는 루니는 이런 특별한 은퇴식을 받을 자격이 있다.

루니에게 내주는 45분은 누군가의 출전 기회를 제한하는 것일 수 있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에 헌신한 선수들에게 지향점이 될 수 있고, 잉글랜드 대표팀을 꿈꾸는 이들에게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잉글랜드는 UEFA 네이션스리그A 4조에서 2위다. 크로아티아가 스페인을 꺾고 잉글랜드마저 이기면, 잉글랜드가 B리그로 강등될 수 있다. 쉬운 상황은 아니다. 

루니가 말년을 보내고 있는 미국전은 은퇴식의 적기다. 상황을 고려하면 계속해서 미뤄질 수 밖에 없다. 사우스게이트 감독가 잉글랜드축구협회는 결정을 내렸다. 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승리지만, 승리에는 가치가 동반되어야 한다. 대표팀은 가치를 계승해야 하고, 승리보다 위대한 가치도 존재한다. 루니 은퇴식은 가치를 남길 수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