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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①] 송승헌의 '마음의 벽'을 깬 팬레터

장우영 기자 wyj@spotvnews.co.kr 2018년 11월 16일 금요일
▲ 배우 송승헌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다. 제공|더좋은 이엔티

[스포티비뉴스=장우영 기자] “20, 30대 때는 연기에 대한 재미도 느끼지 못했어요. 연기를 꿈꾸던 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데뷔하게 됐죠. 연기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받은 팬레터에 당신이 출연한 작품으로 감동을 받았는데, 감동을 주는 직업을 가진 자신에게 감사하면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있었어요. 그 편지가 와닿았어요.”

배우 송승헌이 과거를 돌아봤다. 송승헌에게 있어 과거는 조금은 부끄러운 민낯이었다. 연기자라는 직업을 꿈꾸지 않았는데, 우연한 기회로 데뷔하게 됐다. 올해로 데뷔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연기에 재미를 느낀 게 최근 2~3년 사이라고 하니, 그에게 있어 연기에 임했던 과거의 자세는 배우로서는 부끄러웠다.

송승헌은 지난 1995년 한 의류브랜드 모델로 데뷔했다. 훤칠한 키, 수려한 외모를 가진 그는 연예계에서 탐내는 인물이었고,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 숯검댕이 눈썹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송승헌은 이후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며 20대를 대표하는 청춘스타가 됐다.

하지만 연기는 송승헌에게 정말 뜻밖의 일이었다. 송승헌의 표현을 빌리면 그에게 연기는 일이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준비되지 않았으니 촬영장에 가면 늘 혼났다. 때문에 촬영장에 가기 싫었던 적이 많았다.

“20~30대 때는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일이라고 생각헀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어하던 것도 아니었고, 갑작스럽게 좋은 분들을 만나면서 연기자가 됐어요. 30대까지만 해도 연기자라는 직업은 제게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오는 캐릭터가 있으면 해보고, 좋아해주시면 그렇구나라고 느낄 정도였어요.”

촬영장을 가기 싫은 적이 정말 많았어요. 가면 늘 혼나니까요. 그때는 정말 지옥이었어요.”

▲ 배우 송승헌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다. 제공|더좋은 이엔티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은 연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때문에 송승헌에게는 연기력 논란이 늘 따라다녔다. 데뷔 20주년이 넘은 배우에게 연기력 논란은 부끄러운 꼬리표지만 송승헌은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런 자세로 연기를 하고, 연기에 대한 좋은 평가를 원한다면 욕심이죠. 그때는 갑자기 데뷔를 하고 작품이 몰려왔어요. 한참 하고 난 뒤에 이제는 못할 것 같다고 말할 자신도 없었고, 다 내려놓기에는 부끄럽지만 용기도 없었어요. ‘내 길이 아닌데?’라고 생각한게 10~15년이에요. 그래서 좋은 평가도 받지 못했을 것이고, 사람들이 왜 저를 좋아해주는지 의문을 가질 정도였어요. 영화 트루먼쇼처럼 사람들이 장난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런 송승헌을 바꾼 건 팬이 전한 편지였다. 스타를 응원하는 팬레터의 대부분의 내용이 좋아해요’, ‘사랑해요등이지만 송승헌은 유독 한 편지에 적힌 팬의 말에 주목했다.

제대하고 나서 30대 초중반 때 작품을 하면서 받은 팬레터에 당신이 나온 작품으로 감동을 받았는데, 감동을 주는 직업을 가진 자신에게 감사하며 살았으면 한다고 적혀 있었어요. 그 글을 보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많이 창피했어요. 일이라고 생각해서 했는데 누군가는 감동을 받으니까요. 내가 이렇게 하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작품에 임하는 자세 등에서 진지하게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기에 대한 가치관이라는 것 자체도 생각을 하지는 못했지만 연기자로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 배우로서의 자세, 진정성 등이 바뀌었어요.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멋지게 나이를 먹어가는 배우가 되어야 겠다는 꿈이에요.”

▲ 배우 송승헌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다. 제공|더좋은 이엔티
송승헌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대부분 멜로, 로맨스다. 송승헌은 어릴 때는 한 캐릭터를 고집했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팬레터를 받은 이후 마음의 벽이 무너졌고,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인간중독때부터 캐릭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어릴 때 송승헌이라면 하지 않았을 작품이죠. 저는 어릴 때 멋지고, 정의롭고, 악을 처단하고, 바른 생활 사나이 같은 캐릭터가 아니면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게 깨졌던 건 배우로서 조금은 캐릭터에 대한 변화를 줘야겠다는 계기가 있었고, 그 이후에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게 됐어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이라도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고쳤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더 진지하게, 열심히 하면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중독이후 미쓰와이프에서는 평범한 가정의 남편, ‘대장 김창수때는 일본의 앞잡이까지 한 송승헌이다. 벽이 허물어지니 캐릭터, 작품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최근에는 OCN ‘블랙플레이어로 장르물에도 도전해 신선한 반응을 얻고 있는 송승헌이다.

“‘인간중독때 제가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을 것 같은 캐릭터를 하고 나서는 작품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 마음이 많이 열린 셈이죠. ‘블랙하면서 장르물을 왜 이제야 했는지 후회할 정도에요. 현장에 빨리 가고 싶은 생각이 든 건 블랙플레이어를 하면서에요. 앞으로 좀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 배우 송승헌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다. 제공|더좋은 이엔티

팬레터 이후 마음의 벽이 허물고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낀 송승헌은 앞으로도 더 많은 작품으로 팬들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연기 변신도 두려워하지 않고, 더 많은 작품에서 신선한 매력을 주겠다는 각오다.

나중에 남는 건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성공과 실패에 따른 위험이 있겠지만 배우가 작품, 캐릭터를 고민하는 시간을 대중들이 알아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작품이 남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플레이어같은 경우도 PD님이 농담 삼아 바로 시즌2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저희들의 호흡이 좋았고 다들 동의를 한다면 저도 플레이어 시즌2’에 출연하고 싶어요.”

“‘플레이어안에서 많은 캐릭터로 변신을 했는데 그 안에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아요. 그런 점을 재밌게 봐주셨는데, 제가 특별히 재미나게 했던 게 아니라 송승헌이라는 배우가 하지 않았던 상황을 연기한 것을 재밌게 봐주셨다고 생각해요. 본격적으로 작정하고 해보면 어떻게 봐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B급 코미디도 좋아하고 아주 웃긴 코미디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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