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국 방문 당시 용포를 입고 왕처럼 웃었던 케인 벨라스케스. 내년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 ⓒ이교덕 기자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지난해 10월 20일, UFC 홍보 차 한국을 찾은 케인 벨라스케스(36, 미국)는 토끼눈이 됐다.

"한국에 '벨라스케스'라는 별명이 붙은 여자 선수가 있다"고 귀띔하자 표정이 환해졌다.

"미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내가 영감을 줄 수 있다니 이런 영광이 어디 있는가?"라며 기뻐하고 "그 선수를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부탁했다.

같은 날 코리안 좀비 MMA에서 진행된 공개 훈련 때, 두 벨라스케스가 '운명적으로' 만났다.

'예담 벨라스케스' 서예담(26, 파라에스트라 청주)은 롤모델 케인 벨라스케스에게 다양한 그라운드 압박 기술을 전수받았다. 훈련이 끝나자마자, 케인을 와락 끌어안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빠 미소를 지은 케인은 "앞으로 열심히 훈련해 UFC에서 만나자"며 서예담에게 악수를 청했다. 

▲ 케인 벨라스케스와 서예담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공개 훈련을 마친 후 남매처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교덕 기자

'예담 벨라스케스'는 TFC 여성 파이터 서예담의 별명이다. 그의 괴력에 놀란 격투기 팬들이 붙여 줬다.

서예담은 데뷔 때부터 남달랐다. 2016년 11월 TFC 13에서 '헬로 키티' 정유진을 판정으로 꺾더니, 지난해 3월 TFC 14에서 '케이지 김연아' 서지연에게 3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강력한 레슬링 압박과 포지션 유지 능력으로 손쉽게 2연승 했다.

힘이 장사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스승인 전용재 파라에스트라 청주 총 관장은 "서예담은 40kg 이상의 바벨로 파워 클린 30개 이상씩 거뜬하게 할 정도의 근력과 근지구력을 갖춘 선수"라고 자랑한다.

물론 기술은 계속 쭉 갈고닦아야 한다. 지난해 7월 TFC 15에서 아시아 랭킹 1위로 평가받는 장웨일리에게 TKO로, 지난 2월 판크라스 293에서 미우라 아야카에게 1-2 판정으로 져 2연패에 빠져 있는 상태.

하지만 워낙 신체 능력이 좋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받는다. 주짓수 대회에서 남자 선수와 대결을 피하지 않고 맞붙을 놓을 정도로, 투지와 강단도 돋보인다.

▲ '예담 벨라스케스' 서예담은 케인 벨라스케스의 강력한 레슬링 압박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교덕 기자

서예담은 어깨 부상을 치료하고 16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열리는 TFC 19에서 경기한다. 1년 8개월 만에 서지연을 다시 만나 2차전을 펼친다.

서지연은 서예담에게 진 뒤로, 1패 후 4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총 전적 6승 2패. 최근 경기에서 필리핀 URCC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다.

서예담과 재대결을 앞두고 "근력도 기술도 체력도 나아졌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설욕을 다짐한다. "이번 경기를 승리하고 로드FC 아톰급 챔피언 함서희와 싸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낼 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

서예담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선 "내 생각에 서지연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웃었지만, 속으론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TFC와 공식 인터뷰에서 "나와 경기 후 서지연은 확실히 많이 성장했다. 해외 단체 플라이급 챔피언까지 올랐더라. 도전자의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예담과 서지연은 지난해 3월 처음 만났다. 서예담이 완력을 앞세워 3라운드 TKO로 이겼다. ⓒTFC 제공

'예담 벨라스케스'가 또 괴력을 발휘하며 고3 서지연에게 실력 차를 알려 줄지 관심을 모은다.

서지연이 성장하고 있을 때, 서예담도 가만히 있던 게 아니다.

서예담은 "그라운드, 타격에 집중해서 훈련했다. 지난 경기보다 발전했다. 서지연과 2차전을 시작으로 연승을 쌓고 타이틀전까지 가는 게 목표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TFC 19는 16일 저녁 7시부터 SPOTV+에서 생중계된다. 메인이벤트에서 김재웅과 김명구가 페더급으로 맞붙는다.

황지호와 윌 초프의 라이트급 경기, 유수영과 이진세의 밴텀급 경기가 펼쳐진다. '종로 코뿔소' 김두환은 무사 콘테와 95kg 계약 체중으로 싸운 뒤, 해설 위원석에 앉아 중계를 담당할 계획이다.

▲ 서지연은 서예담을 꺾고 로드FC 아톰급 챔피언 함서희와 붙고 싶다고 할 정도로 자신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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