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지e스포츠 페이스북 캡처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LCK 스토브리그가 기지개를 켰다. 겨울이 오기도 전에 일찌감치 온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올가을 디펜딩 챔피언 자존심을 구긴 젠지e스포츠는 우승 주역 2명과 결별했다. 16일 구단 SNS를 통해 미드 라이너 '크라운' 이민호, 정글러 '앰비션' 강찬용과 계약 종료 사실을 알렸다.

예고된 흐름이다. 팀이 올해 16강에서 1승 5패로 부진했다. '가을 젠지'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선수단 변화로 재도약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

둘은 소속 팀을 2017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지만 올해 불안정한 경기력으로 주전 자리를 뺏겼다. 강찬용은 '하루' 강민승에게, 이민호는 '플라이' 송용준에게 선발 마우스를 내줬다.

팬들은 젠지가 쏜 개혁 신호탄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간 주축이었던 두 선수가 안겨준 눈부신 기억 때문이다.

강찬용은 큰 경기에 강한 '빅 게이머'였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독보적인 침착성으로 젠지가 가을 구단이라는 별명을 얻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2015년 11월 CJ 엔투스에서 소속 팀 전신인 삼성 갤럭시로 이적한 뒤 꾸준히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삼성 갤럭시는 2014년 롤드컵 우승 뒤 주축 선수가 대거 이적하는 악재를 겪었다.

전력 약화로 하위권에 머물던 시절 강찬용은 외로운 에이스 노릇을 맡았다. 팀 내 맏형으로 박스 분위기를 추스르는 역할도 그의 몫이었다. 소속 팀이 강팀으로 다시 도약하는데 토양을 만들었다.

이후 강찬용은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2016년 롤드컵 준우승, 2017년 롤드컵 우승을 일궜다. LOL 연감에 자기 이름을 굵게 새겼다.

2015년 LCK 무대에 발을 들인 이민호는 리그 최고 연습벌레로 통한다. 압도적인 솔로랭크로 기량을 향상시켜왔다. 챔피언 활용폭도 꾸준히 늘렸다. 최우범 감독이 다양한 전략 전술을 구사하는데 코어 노릇을 했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2016년 전성기 초입에 들어선 이민호는 이듬해 LCK 스프링 시즌 MVP를 차지하며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갑작스런 하락세는 예상 밖이었다. 강찬용과 이민호는 올 한해 불안정한 경기력으로 팬들 아쉬움을 샀다. 꾸준히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8년 롤드컵 엔트리에 이름은 올렸다. 그러나 평균 이하 컨디션으로 실망을 안겼다. 젠지 16강 탈락을 전혀 막지 못했다.

주전 자리도 결국 뺏겼다. 팀 내 입지가 지난 2년과 비교할 때 크게 쪼그라들었다.

일단 젠지는 강민승과 송용준에게 각각 정글, 미드를 맡긴다. 이후 추가 영입 가능성을 저울질하면서 전력 보강 방향을 잡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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