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인선이 소지섭과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우영 기자] “‘내 뒤에 테리우스가 아니라 사방에 소지섭이었어요.”

배우 정인선이 MBC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호흡을 맞춘 소지섭에 대해 이야기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정인선이 생각하고 있던 소지섭의 이미지는 생각과 반대였다. 정인선은 소지섭을 믿고 연기했고, 두 사람의 시너지는 내 뒤에 테리우스흥행으로 이어졌다.

지난 15일 종영한 MBC ‘내 뒤에 테리우스는 사라진 전설의 블랙 요원과 운명처럼 첩보 전쟁에 뛰어든 앞집 여자의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컬래버레이션을 그린 드라마다. 정인선은 극 중 꿈도 경제 활동도 포기한 채 쌍둥이 육아에 올인 중인 경력단절 아줌마 고애린으로 분해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제2의 생업에 뛰어들며 앞짐 남자 김본(소지섭 분)과 거대 음모를 파헤치는 활약을 보였다.

▲ 배우 정인선은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연기했다. 제공|MBC

아역배우 시절부터 차곡차곡 연기 내공을 쌓았고, 지난 4월 종영한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이기는 했지만 지상파 주중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이라는 자리는 부담스럽고 압박감이 강했다. 특히나 정인선이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는 기대가 아닌 우려의 시선이 더 컸다.

작품을 할 때 조금이라도 제 목표를 갖고 시작해요. 이번에는 거슬리지 않게 하는 게 목표였어요. 해낼 수 있는 그릇을 넘어서는 캐릭터와 작품을 만난 기분이었어요. 소지섭 이름 바로 옆에 제 이름이 있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그 적응도 힘들었는데 캐릭터 서사도 너무 강해서 정말 하루하루가 과제였어요.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를 진행도 해야 하고, 그 안에서 유쾌한 분위기도 만들어야 하고, 소지섭과 간질간질한 로맨스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적어도 고애린이 보는 분들에게 거슬리지 않게, 나를 믿고 이 캐릭터를 맡기신 분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만 하자는 게 목표였어요.”

정말 하루하루가 과제였어요.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많이 조사를 했지만 커뮤니티 등에서 읽은 사연이 정인선으로 겁내는 삶이 있었어요. 난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삶도 있고, 결혼했는데 이런 감정이 들면 어떻게 하지라는 게 있었어요. 진입장벽이 스스로 너무 높았죠.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하면서 해결이 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첫 방송을 보기 전까지는 확신이 들지 않았어요. 시청자들을 설득해야 했는데,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몰라서 늘 고민했어요.”

으라차차 와이키키때도 싱글맘 캐릭터를 했지만 내 뒤에 테리우스는 전작의 싱글맘 캐릭터에서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 강했다. 특히 호기심이 많은 캐릭터여서 자칫 섣부르게 표현하면 민폐 캐릭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았다. 정인선 역시 고민했던 지점이다.

전 작품에서 민폐를 너무 신경 써서 더 극단적일 수 있던 표현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요. 이번에는 갇히지 않고 호기심, 의구심을 표현하고 행동하는 행동파로 그려보고 싶었어요. 이번에는 갇히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서 민폐로 보여지지만 결과적으로 행동파라서 좋다는 반응이 많았고, 겁이 있지만 용감하다고 봐주셔서 좋았어요. 민폐적인 부분도 캐릭터의 입체성으로 그려서 갈 수 있다면 애매한 것 보다는 확실한 게 낫다고 생각해요.”

▲ 배우 정인선은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연기했다. 제공|MBC

내 뒤에 테리우스를 촬영하면서 고민도 많고, 힘도 들었던 정인선이다. 그런 정인선에게 힘을 불어 넣어준 건 다름아닌 소지섭이었다. 정인선은 소지섭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점이 많아 놀랐고, 그로 인해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담백해요. 받은 배려가 정말 많아요. 시청자들이 저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셨는데 그랬는지 몰라도 현장에서 나를 많이 아껴주셨어요. 아껴주시고 힘을 주셔서 더 힘을 내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 리딩 때 잘 해내서 사람들이 하는 우려를 뒤집었으면 한다고 하셨어요. 내 뒤에, 앞에, 옆에 있어줬어요. ‘내 뒤에 테리우스가 아니라 사방에 소지섭이었어요.”

처음에는 소지섭에게 다가가지 못했어요. 그랬는데 현장에서 오히려 말 걸어주고 장면에 대한 상의도 편안하게 나눠주셨어요. 정말 유연해요. 리드하고 원래 생각한대로 하는 편일 줄 알았는데, 현장에서 맞춰보고 대화 나누고, 사소한 농담도 주고 받고, 애드리브도 즉각적으로 센스 있게 신선한 게 많았어요. 절대 애드리브를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여러 모습을 보면서 정말 유연한 배우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현장에서 배우로서의 자세가 이렇게 멋지고 세련된 분은 처음 본 것 같아요. 소지섭처럼 연기 생활하면 성공하겠구나라고 생각해 그때부터는 오빠에게 배우고 싶다면서 많이 물어봤어요. 5개월 단기 속성 코스 밟았죠.”

▲ 배우 정인선은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연기했다. 제공|MBC

소지섭은 정인선에게 부담과 압박이 되는 이름이기도 했지만 5개월이라는 시간을 달리게 한 힘이기도 했다.

압박감이 굉장히 컸어요. 저를 믿고 선택해주신 분들이 상처 받을까봐 걱정도 많았어요. ‘검증 받지 않은 배우를 캐스팅하면 안돼라는 선례를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캐릭터와 제 접점이 많이 없어서 고민도 많았어요. 그래서 제 성격과 에너지를 가져다 썼어요. 그렇지 않으면 다른 연기를 했어야 하니까요. 서사가 어려워서 압박도 있었는데 고개를 돌리면 또 소지섭이 있잖아요. 압박감에 눌려 있었는데 그럼에도 든 생각은 잃을 게 없다였어요. 특히 리딩할 때 소지섭의 우려를 뒤집자열심히가 아닌 잘해야 해라는 말이 5개월을 달려올 수 있는 힘이었어요.”

소지섭의 말대로 정인선은 우려를 뒤집고, 열심히도 했지만 잘 해냈다. 일상 속 디테일 연기로 공감대를 높였고,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쌓은 내공은 빛났다. 여기에 소지섭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넘나들며 환상의 케미를 자랑했다. 또한 사건을 파헤치는 키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극의 중심으로 빛났다.

▲ 정인선과 소지섭은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각각 고애린과 김본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제공|MBC

정인선의 활약 속에 내 뒤에 테리우스는 지상파 수목극 중 유일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1위로 종영할 수 있었다. 소지섭과 함께 극을 이끈 정인선에게 찬사가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그럼에도 정인선은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많다면서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폭풍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놓치지 못하고 살았어요. 이번에는 성인 연기로 발돋움을 제대로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완전 탈바꿈이라고 하기에는 어렸을 때 한 연기가 뇌리에 깊게 박힌 것 같아요. 완전하게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저도 탈바꿈 하는 순간을 바라고 있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도 대단한 것들을 해내야하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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