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국 인빅터스 게이밍(IG) 선수단 ⓐ 리그 오브 레전드 SNS 캡처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14억 인구 시장에 정성을 쏟고 있다. 미국 스포츠용품 생산기업 나이키가 중국 진출 발걸음에 속도를 냈다.

중국 매체 레이지 베어 스포츠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나이키가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LPL)와 대규모 스폰서십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파격적인 조건이다. 나이키는 향후 5년간 LPL에 1억4,400만 달러(약 1,623억 원)를 투자한다.

이 계약을 통해 나이키는 LPL 공식 의류 업체로 활동할 권리를 얻었다. 선수단 유니폼은 물론 LPL 전 구단을 대상으로 액세서리와 신발, 시계 등을 독점 제공한다.

미국 CNBC는 "공산당 검열을 받더라도 거대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 움직임은 줄지 않고 있다. 중국 2위 전자 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에 5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구글, 베이징·쑤저우 등 4곳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한 애플에 이어 나이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고 분석했다.

나이키는 전 세계 스포츠용품 시장 헤게모니를 쥔 '공룡 기업'이다. 지금껏 축구와 야구, 농구, 엑스게임(X-game) 등 여러 종목 후원사로 활동해 왔다.

최근에는 e스포츠 시장에 눈을 두는 모양새다.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투자 범위와 액수가 부쩍 늘었다.

지난달 23일 중국 LOL 최고 스타 '우지' 지안즈하오(로열 네버 기브업·RNG)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나이키가 e스포츠 선수와 파트너 관계를 체결한 건 지안즈하오가 최초다.

지안즈하오는 세계 최정상급 원거리 딜러로 꼽힌다. 중국 LOL 팬들 사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수다. 한국에 '페이커' 이상혁이 있다면 중국엔 그가 있다고 일컬어질 정도.

세계적인 원거리 딜러이자 중국을 대표하는 선수를 품으면서 나이키는 자사 브랜드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지안즈하오는 계약 후 NBA(미국 프로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 중국 인기 배우 바이 징팅과 함께 나이키 모델로 중국 내 브랜드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 로얄 네버 기브업(RNG) 원거리 딜러 '우지' 지안즈하오 ⓐ 나이키 SNS 캡처
나이키가 이렇게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명료하다. 중국이 세계 최대 e스포츠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100퍼센트에 가깝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인터넷·모바일 시장이다. 14억이 넘는 인구 대국으로 현재 LTE(4세대 이동통신) 사용자가 10억8,000만 명에 이른다. 모바일·인터넷 사용자는 12억2,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스포츠에 접근할 수 있는 팬 베이스가 유럽과 한국, 일본을 압도한다. 시장 잠재성 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중국 대표 IT 기업 텐센트가 e스포츠 시장에 깊숙이 발을 들이고 있는 점도 인센티브를 키웠다는 평이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 손길은 e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텐센트 덕분에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 양 측 스킨십이 급속히 사그라들지 않는 한 어이없는 정책 결정이 많지 않으리란 '예측'도 나이키의 천문학적인 투자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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