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존 드래곤X 페이스북 캡처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까지 놓치는 분위기다.

킹존 드래곤X는 20일 '칸' 김동하, '비디디' 곽보성과 재계약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끝까지 협상 끈을 놓지 않겠다고 덧붙였지만 동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스토브리그 첫 단추로 곽보성과 재계약을 꼽았다. 곽보성을 팀 내 1옵션으로 올리는 선수단 개편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19일까진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보였다. 이날 킹존은 '피넛' 한왕호와 '고릴라' 강범현, '프레이' 김종인과 계약 종료를 알렸다. 고액 연봉자 3명을 떠나보내면서 든든해진 실탄으로 팀 체질을 바꾼다는 포석이었다.

그러나 첫 단추부터 꼬였다. 집토끼 단속 1·2순위로 책정했던 곽보성, 김동하가 자유 계약 선수(FA)로 풀리면서 계획이 어그러졌다. 두 선수가 이대로 떠난다면 킹존은 지난 시즌 주전 전원이 교체되는 난항에 빠진다.

올해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진 서머 스플릿에선 3위에 올랐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도 준우승을 거머쥐며 나쁘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한국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엔 실패했지만 기본적인 힘은 갖춘 팀이다. 그래서 킹존은 당장의 전력 강화보다 팀 체질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한 구단으로 꼽혔다.

큰 무대에 강한 청부사 스타일의 선수, 국제대회에서 날카로운 전략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코치 영입이 더 시급한 팀으로 분류됐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라스칼' 김광희와 '커즈' 문우찬만이 남아 있는 현 상황은 킹존으로선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다.

능동적으로 개혁 주도권을 쥐고 있는 SKT T1과는 '결'이 다르다. SKT 또한 킹존에 버금가는 7명의 선수와 계약을 종료했다.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등 5년간 함께 한 바텀 듀오와 우승 공신을 모두 내보내며 대대적인 리빌딩에 착수했다. '페이커' 이상혁만 빼고 모두 바꾸겠다는 결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콘셉트가 확실했다. SKT는 이상혁을 여전히 중심으로 세운 뒤 미드를 제외한 4개 포지션에 화끈한 보강 작업을 거쳐 대권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자발적 해체를 통한 더 나은 미래 설계 움직임이다. 주축 선수가 의도치 않게 '빠져나가는' 모양새인 킹존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현재 킹존은 kt 롤스터와 더불어 공중분해 위기론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다.

킹존은 두 시즌 연속 LCK 제패를 이룬 안방 강자다. 국제 대회 약세가 유일한 약점으로 꼽힐 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과거 캐리라인으로까지 불렸던 세 선수에 김동하, 곽보성까지 동반 이탈한다면 킹존은 차기 시즌 뿐 아니라 앞으로 행보에도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를 놓치는 구단 이미지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을 수 있다. 

단순한 성적 부진보다 더 피해야 할 족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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