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라이벌 보스턴의 우승에 자극을 받은 뉴욕 양키스는 이번 겨울 '악의 제국'으로 귀환을 선언했다. 대형 선수를 끌어모아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시애틀 에이스 제임스 팩스턴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시동을 걸었다.

양키스 할 스테인브레너 구단주는 지난 2일(이하 한국 시간) "10년 짜리 계약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표적은 명확하다. FA 시장에 나온 최대어인 브라이스 하퍼와 매니 마차도다. 올해 처음으로 사치에 아래로 연봉을 묶어 다른 팀과 싸울 '실탄'은 두둑하다.

미국 스포츠 매체 팬크래드닷컴 존 헤이먼은 양키스가 하퍼를 놓고 최근 구단 내외부적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22일 보도했다.

두 선수 가운데 현실적인 영입 대상은 마차도다. 양키스는 주전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토미 존 수술을 앞두고 있어 유격수를 필요로 한다. 유격수와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는 마차도가 안성맞춤이다. 반대로 외야는 포화다. 하퍼가 맡고 있는 우익수엔 애런 저지가 있으며 또 다른 우익수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지명타자다. 좌익수 브렛 가드너, 중견수 애런 힉스에 제이코비 엘스버리까지 있다. 메이저리그 3년째를 맞는 클린트 프래이저도 한 자리를 노린다. 어쩌면 하퍼의 합류는 사치로 보인다.

단 하퍼의 포지션이 외야 또는 지명타자가 아니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날 NBC스포츠워싱턴은 "양키스가 하퍼에게 관심이 있다"고 확인하면서 "포지션은 외야수가 아닌 1루수"라고 했다.

하퍼는 고등학교 시절 포수였고 워싱턴에 입단하면서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7시즌 동안 7848⅔ 이닝을 수비했다.

반면 1루수 경험은 올 시즌이 처음. 딱 1번 있었는데 타구 처리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NBC스포츠워싱턴은 "1루수는 외야수보다 쉽다. 수비 범위가 좁기 때문에 하퍼가 기량 하락을 늦추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지했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양키스는 다음 시즌 1루수가 불확실하다. 지난 시즌 홈런 14개로 양키스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쓴 루크 보이트는 아직 풀 타임 경험이 없다. 그렉 버드 또한 부상이 잦다. 애리조나 1루수 폴 골드슈미트를 영입 명단에 올린 이유다.

하퍼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고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더군다나 양키스는 하퍼가 입단을 희망하는 팀이다. 하퍼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18세와 19세가 될 무렵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며 "언젠가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겠다"고 인터뷰했다.

시장에서 하퍼의 가치는 3억 달러(약 3,387억 원)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에이전트 보라스는 구단들에 4억 달러(4,516억 원)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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