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더슨 실바가 옥타곤 안팎에서 기획가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앤더슨 실바(43, 브라질) 욕심은 끝이 없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와 2년 가까운 공백기, 완연한 기량 하락세에도 여전히 타이틀 샷을 꿈꾼다. 더불어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와 슈퍼 파이트까지 흘깃 쳐다본다.

실바는 29일(이하 한국 시간) ESPN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아데산야와 붙으라는 데이나 화이트 대표 말에 코웃음쳤다. '내가 왜 그 제안을 받아야 하나.' 그러자 화이트 대표가 말했다. 아데산야 이기면 타이틀전을 주겠다고. 바로 OK했다"고 밝혔다.

내년 2월 1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UFC 234에서 실바는 아데산야와 주먹을 맞댄다. 미들급 샛별로 떠오른 15승 무패 파이터와 맞대결.

실바는 신이 났다. 엄청난 도전이 될 거라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화이트 대표가 날 보러 로스앤젤레스에 왔을 때 '이 친구가 조금 급하구나'를 느꼈다. 그래서 처음엔 맥그리거와 대결을 먼저 언급했다. 언제 싸우게 해줄 거냐고 물었다. 그런 뒤 아데산야 얘기를 나눴다. (내년 2월 경기는)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타이틀 도전권을 기필코 손에 넣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실바 머리 속엔 이미 아데산야를 무너뜨린 투신 이미지밖에 없다.

언론은 UFC를 대표하는 신구 타격가 만남으로 둘의 대결을 주목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자기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실바는 머니 파이트까지 넘보고 있다. 이달 초부터 꾸준히 도발성 발언을 슥 흘려왔다. 

타깃은 아일랜드인이다.

지난 2일 "맥그리거는 이 늙은 파이터에게 지는 게 두려운가"라며 포문을 열었다. 29일에도 "나에게 도전한다며 간볼 땐 언제고 왜 아직 소식이 없는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지고 나니) 싸움이 두려워졌나"라며 도발 강도를 높였다.

'절친'까지 지원사격에 나섰다. 

UF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는 브라질 콤바테 뉴스와 인터뷰에서 "실바와 맥그리거 대결이 이뤄진다면 100% 실바가 이긴다. 거리 싸움에 일가견 있는 맥그리거지만 그 거리를 좁히고 파고들어 상대를 끝장내는 게 실바 최대 장점이다. 무난하게 KO시킬 것"이라며 친구의 작업을 도왔다.

▲ '호돈신' 호나우도(왼쪽)와 스파링을 펼친 앤더슨 실바
실바의 이런 언동은 낯설지 않다. 그는 과거에도 의도된 연출로 몸값을 끌어올린 바 있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관심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파이터다.

의도된 태업 논란과 데미안 마이아 조롱, 로이 존스 주니어와 복싱 매치 제안 등 옥타곤 안팎에서 높은 화제성을 끌어낸 전력이 있다. 

2012년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148 공개 훈련에선 '호돈신' 호나우두와 액션배우 스티븐 시걸을 초청해 즉석 스파링을 펼쳤다. 라스베이거스에 모인 팬들이 두 셀레브리티 등장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악어의 눈물'을 활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노게이라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UFC 134에서 브랜든 샤웁을 펀치 KO로 꺾었을 때 실바는 객석에서 굵은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 팬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낸 건 당연지사. 

축구황제 펠레에게 뺨 맞는 광고도 적잖이 주목 받았다. 2년 전 겨울에 제작된 이 광고는 현재 유튜브 조회수만 2,200만에 이를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실바는 애초 기획에 능한 선수였다. 나이 들어서도 자기 콘셉트를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왕성해졌다.

팬에게는 기대감을, 안티 팬에게는 얄미운 노익장으로 비칠 커리어를 쌓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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