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송파구, 취재 정형근·영상 배정호 기자] 박성현(25, KEB하나은행)이 ‘남다른’ 입담을 뽐내며 팬들과 호흡했다. 

박성현의 의류 후원사인 빈폴골프가 주최한 팬미팅이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열렸다. 토크 콘서트와 팬 사인회, 럭키 드로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약 100여 명의 팬은 박성현의 말과 표정, 동작 하나하나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제주도와 경남 사천, 경북 포항 등 전국 각지의 팬들이 박성현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딱딱한 기자회견과 달리 편안하게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 박성현은 숨겨둔 ‘입담’을 과시했다. 평소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박성현이지만 이날은 솔직하고 유쾌한 답변으로 팬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팬들은 2018시즌 박성현의 최고의 샷은 “풀떼기 샷”이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지난 7월 열린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박성현의 두 번째 샷은 풀이 얽혀 있는 해저드 지역에 빠졌다. 박성현은 1998년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떠올리게 한 기적 같은 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다시 보니 시간을 굉장히 많이 끌었다. (웃음) 캐디가 물 안에 들어가 공을 확인해 많은 감동을 받았다. 미국 골프 해설은 그 지점에서 샷을 하는 건 매우 큰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무조건 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퍼팅도 긴장이 굉장히 많이 됐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박성현은 경기 중 ‘치마를 입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바지를 고집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한 가지는 스윙할 때 스탠스가 넓은 편이다. 치마를 입으면 올릴 수도 없다. 예전에 집에서 시도는 해봤다. 그런데 도저히 안 됐다. 또 다른 이유는 다리에 멍이 잘 든다. 그런 부분 때문에 짧은 바지나 치마를 꺼리는 것 같다.”
▲ 박성현 ⓒ골프다이제스트

독서와 피부 관리, 기억에 남는 갤러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박성현이 가장 신난 표정을 지은 건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식단 조절은 전혀 안 한다. 먹고 싶은 것을 다 먹는다.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좋아한다. 피자와 햄버거, 치킨 등 자극적인 것을 다 먹고 있다. 요즘에는 치킨에 꽂혀서 많이 먹고 있다. 가끔 미국에서 치킨이나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유튜브를 틀어서 본다. 예전에는 ‘먹방’을 왜 보나 생각했는데 내가 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대리만족이 되어 좋았다.” 

진솔한 이야기도 오갔다. 박성현은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을 주는 가족에 대한 고마운 감정을 표현했다. 

“골프 이외에 절반은 가족인 것 같다. 엄마와 아빠, 언니, 삼촌, 할머니까지 큰 힘이 된다. 할머니께서 잠을 안 주무시고 경기를 보신다. 그런데 내가 TV에 잘 안 나오니까 성현이 어디 있노 하실 때 마음이 아플 때도 있다. 할머니 연세가 많으셔서 보셔야 되는데…가족들이 나를 바라보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가 좋다.”
 
LPGA 투어 데뷔 2년째를 보낸 박성현은 올해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3승을 거뒀고 세계랭킹 2위, 올해의 선수 2위, 상금랭킹 3위로 시즌을 마쳤다. 박성현은 당분간 한국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광고, 화보 촬영과 팬 미팅 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올 한해는 스팩터클했다. 되돌아보면 우여곡절이 많았다. 굉장히 힘들었다. 많은 분께서 응원해주고 믿어주셨다. 시즌 초반에는 모든 게 안 좋게만 흘러갔다. 그때 항상 믿어준 엄마가 있었고, 팬들께서 뒷심을 믿어주셔서 올라오게 된 것 같다.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다. 감사할 줄 아는 자세를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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