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밋차 가스파리니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인천, 조영준 기자]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잘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가스파리니의) 페이스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선두 팀도 남다른 고민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은 6일 열린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비록 승수를 추가하는 데 실패했지만 대한항공은 10승 4패 승점 31점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경기를 마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그는 "범실이 많았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별로 좋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선두 팀 사령탑의 여유도 내비쳤다. 그는 "모든 경기를 완벽한 컨디션으로 치를 수 없다. 여러 시도를 하면서 가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왜 졌는지는 분석을 해봐야 한다.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 도드람 2018~2019 시즌 V리그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가스파리니 ⓒ KOVO 제공

선수 구성이 좋은 대한항공은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내심 불안한 요소가 있는 점은 사실이다. 팀의 주 공격수인 밋차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가 최근 제 소임을 못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파리니는 연해 득점 순위에서 총 286점으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가 교체된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을 제외한 5개 구단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다.

문제는 가스파리니의 공격성공률이다. 그는 현재 49.14%로 이 부문 10위에 그치고 있다.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가스파리니는 팀 최다인 23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공격성공률은 40.42%에 머물렀다.

최근에 열린 세 경기에서는 모두 공격성공률 50%를 넘지 못했다. 여전히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이 높은 국내 V리그를 생각할 때 가스파리니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가스파리니는 2016년부터 대한항공에서 뛰고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슬로베니아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2017~2018 시즌 대한항공이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박기원 감독은 지난 5월 열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가스파리니와 맺은 인연을 끊지 않았다. 당시 대한항공은 우승 팀이라는 조건을 이겨내며 3.6%의 확률로 3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리버맨 아가메즈(콜롬비아, 우리카드)와 타이스 덜 호스트(네덜란드)가 지명된 상황에서 박 감독은 다시 한번 가스파리니를 선택했다.

대한항공과 가스파리니의 인연은 올 시즌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어느덧 34살이 된 가스파리니는 결정타를 때려야 할 상황에서 예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경기 1세트에서만 그는 범실이 6개가 나왔다. 잡을 수 있었던 3, 4세트 막판에도 가스파리니의 한방이 아쉬웠다.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의 공격성공률이 낮은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체력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시즌 간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르고 합류했다. 그래서 (본인도)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는 가스파리니(가운데) ⓒ KOVO 제공

가스파리니보다 한 살 어린 아가메즈는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공격력으로 득점 선두(405점)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와 타이스는 모두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선수다.

1996년생으로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크리스티안 파다르(헝가리)는 여전히 지칠 줄 모르는 공격력을 과시하며 '호화군단' 현대캐피탈의 주 공격수로 우뚝 섰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의 위력이 사라진 가스파리니는 대한항공의 고민거리다. 그러나 박 감독은 팀을 위해 헌신해온 가스파리니에게 신뢰를 보냈다.

박 감독은 "결국은 그 선수(가스파리니)가 뛰어야 한다. 승부사 기질이 있는 선수고 중요한 순간에는 살아날 거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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