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넥센 히어로즈에서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된 고종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외야수 고종욱은 지난 7일 오후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바로 자신이 넥센 히어로즈에서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됐다는 것. 2011년 3라운드로 넥센에 지명된 뒤 쭉 '넥센 맨'으로 뛰었던 고종욱이기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특히 올해 많은 것을 느끼며 내년 넥센에서 활약을 다짐했는데 그 다짐을 SK에서 실천하게 됐다.

9일 연락이 닿은 고종욱은 '스포티비뉴스'에 "올해 잘했으면 구단이 저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올해 자신의 성적을 아쉬워했다. 그는 "(이)정후나 (임)병욱이, (김)규민이를 보면서 올해 저의 부족한 점을 많이 깨닫고 느꼈다. 이제 몇 년 안 남았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트레이드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고종욱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100경기 이상 경기에 나서며 팀의 주전 중 한 명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팀 내 유망주들의 활약 속에 올해는 102경기 중 79경기 선발 출장으로, 4년 중 선발 출장 경기가 적었고 성적도 6홈런 54타점 17도루 타율 2할7푼9리에 그쳤다.

하지만 넥센이 아닌 SK라면 그의 쓰임새는 더 커질 수 있다. SK는 최근 2년 연속 리그 팀 홈런 1위를 기록하며 거포 군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팀에서 20홈런 타자인 김동엽을 보내고 고종욱을 영입했다면 조금 더 '빠른 야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고종욱은 "김동엽 선수가 나가고 제가 들어가서 염경엽 감독님이 비판을 받으시는 것 아닐까. 그래도 저를 믿고 힘 써주신 것 같다. 이제는 제가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종욱은 이어 "올해 우승한 팀에서 저를 필요로 한다면 저는 영광이다. 내년에는 SK가 통합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다만 넥센에서 올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팬분들께 죄송하다. 넥센은 팬들의 끈끈한 정이 정말 강한 팀이다. 오래 오래 넥센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종욱은 "사실 그동안 코치님들과 선배들, 가족의 말이 잔소리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유니폼 벗을 때 지금 같은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다. 환경이 바뀌긴 했지만 지금의 깨달음을 이어가고 싶다. 저의 부족한 점에 대한 인식을 깨고 싶다"고 고백했다. 트레이드를 자극제로 받아들인 고종욱이 그의 의지처럼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마음껏 휘저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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