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정재훈 코치가 잠실로 돌아온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스케줄 하나 짜는 것도 버벅 거리는데요." 

정재훈 두산 베어스 1군 불펜 코치는 여전히 '지도자 정재훈'은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정 코치는 2016년 어깨 부상으로 재활하다 끝내 프로 15번째 시즌을 맞이하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은퇴했다. 두산은 정재훈에게 코치직을 제안했고, 올 한 해 2군에서 투수 화수분을 육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구단은 올해 정 코치의 성과를 인정해 1군 불펜 코치로 불러올렸다. 다음 시즌부터는 코치로 잠실에 복귀한다. 

정 코치는 구단의 인정을 받았지만 "아직 모자라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목표했던 '선수에게 확신을 주는 코치'가 되려면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정 코치는 "선수에게 확신을 주려면 선수와 소통도 필요하고, 코치가 일관성 있게 이야기해 준다는 느낌도 줘야 한다. 그러려면 선수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선수 때는 문제가 있으면 내 감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코치는 선수에게 여러 자료를 활용하고 보여주면서 전달해야 한다. 그게 많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고민이 깊어지면서 답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정 코치는 "2군이든 1군이든 비슷할 것 같다. 선수 때는 내 문제를 내가 해결하면 되는 건데, 코치는 다른 사람의 문제를 내가 고민하고 이야기하면서 해결해줘야 한다. 근데 문제점이 잘 안 바뀔 때는 답답하다"고 이야기했다. 

힘들어도 쑥쑥 크는 선수들을 보면서 버텼다. 정 코치는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기쁨도 없으면 이 일을 못할 것 같다. 답답하기만 했으면 못했다. 어린 선수들이 조금씩이라도 좋아지는 게 보이고, 2~3개월 전과 비교해 좋아진 게 보이면 기분 좋다. 선수랑 같이 성장한 걸 보면서 버틴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선수에게 확신을 주는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기다림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코치는 "미운 선수는 없지만, 답답한 선수는 있다. 코칭을 했을 때 좋으면 좋다, 아니면 아니다 피드백이 있어야 하는데 시키는 대로만 수동적으로 하는 선수들은 답답하긴 하다. 그래도 코치는 기다려줘야 한다. 기다리면서 선수들에게 확신을 주면 믿고 따라올 것 같다. 그렇게 선수들과 소통하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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