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대전, 한희재 기자]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1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8회말 무사, 한화 송광민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현행 프로 야구 FA 제도는 일부 특급 선수들 외에는 혜택을 받기 매우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보상 제도 때문이다.

직전 연봉의 200%를 감수할 구단은 많은데 20명 보호 선수 외 1명 지명이라는 보상 선수가 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자칫 팀의 유망주를 뺏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전체 FA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각 구단이 육성을 기조로 들고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확실히 팀 전력을 바꿔 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면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렵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팀에는 필요하지만 유망주 유출에 대한 비판 여론을 두려워하는 구단들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적이 힘들어 보이는 FA들이 애초에 왜 FA를 신청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차피 팀을 옮기기 어려운 현실에서 굳이 FA를 신청했어야 했느냐는 질책 섞인 질문이 그것이다. 심지어 팀에 대한 배신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FA 신청은 그 자체가 선수의 권리이다. 팀을 떠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9년간 프로 야구를 위해 뛴 이후 얻은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이 바로 FA다.

FA 신청했다고 해서 팀을 떠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A 선수는 "애초에 팀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다른 팀의 협상 제안도 없었지만 제안이 왔어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FA 신청을 한 것일까. 이런 선수들의 진심은 "지금이라도 원 소속 구단에 잘 보여 몸값을 높여 보려는 계산"으로 폄하되기 쉽다.

그러나 FA 신청과 이적이 늘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은 아니다. FA는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권리다. FA 신청을 포기하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만큼 신청 자체도 인정을 받아야 한다.

A 선수는 "팀을 못 옮길 것을 알면서 FA 신청을 하는 것은 FA가 갖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프로 야구 선수는 9년 이상을 뛰면 FA 권리를 얻는다. 이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권리다. 성공하는 선수들을 보여 준다면 실패하는 선수들도 보여 줘야 한다. 꾸준히 보상 선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적에 실패하고 선수 생명에 어려움을 겪은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한 권리가 권리로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이라도 알릴 수 있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FA 신청을 미룰 수 없었다. FA 신청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신청 자체를 고운 시선으로 봐 주지 않는 현실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A 시장은 중저가 선수들, 특히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선수들에게 매우 냉정하다. 그럼에도 FA 신청은 계속 이뤄져야 한다. 현실의 벽을 세상에 알리고 보다 선수들의 권익에 어울리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당연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돈 몇 푼을 더 얹어 줘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선수들이 어렵게 얻어 낸 권리가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고 그러면서 각 구단이 보다 자유롭게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A 구단 감독은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선수 중 관심 있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보상 선수 때문에 말도 못 꺼내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2, 3년 정도만 끌어 줘도 좋을 선수들이 있는데 나서지 못하고 있다. 불합리한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선수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른 전력 분포를 위해서도 중저가 선수나 선참 선수들의 이적이 보다 쉬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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