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오른쪽)는 13년 만에 두산 유니폼을 벗는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양의지는 만감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두산에서 7년 동안 함께했던 더스틴 니퍼트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에게 계속해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이별의 암시였을까. 하루 뒤 양의지는 정든 두산 유니폼을 벗었다. 4년 총액 125억 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양의지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까지 무려 13년 동안 한 팀에서 뛰어오고 누구보다 두산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원 클럽 맨이었다.

양의지는 꼭 잡아야 한다는 현장 의견에 두산은 NC에 못지않은 큰 금액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NC는 125억이 전부 보장 금액이다. 옵션 등 세부 사항 논의에서 두산과 달랐을 가능성이 있다.

두산은 최근 2년 동안 잇따라 내부 FA 단속에 실패했다. 지난해엔 외야수 민병헌이 롯데로 떠났고 해외에서 돌아온 김현수까지 잠실 라이벌 LG에 빼앗겼다.

효율적인 투자를 외치며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으로 키운 선수들로 두꺼운 뎁스를 만들어 올 시즌 정규 시즌 우승까지 전력 누수를 방지했던 두산이지만 양의지는 전력의 8할이라고 평가받는 선수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WAR이 6.42로 전체 3위. 올 시즌에만 홀로 두산에 6승을 넘게 안겨 줬다. 한 시즌도 주전으로 뛴 적이 없는 박세혁과 이흥련이 안방을 지켜야 한다.

야구계 일부는 모기업의 경영 약화가 그동안 FA 계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두산 그룹은 2016년 들어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져 있다. 야구단 등 계열사 몸집을 줄이고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두산은 다음 시즌에도 주축 선수들과 FA 협상을 해야 한다. 주장 오재원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으며 정수빈과 오재일이 FA로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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