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포수 이흥련, 박세혁, 장승현 ⓒ 두산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의 화수분 야구가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두산 베어스는 11일 안방마님 양의지를 잃었다. 정확히는 NC 다이노스와 '쩐의 전쟁'에서 무릎을 꿇었다. 양의지는 10일 저녁 NC와 4년 계약금 60억 원, 연봉 65억 원, 총액 12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두산 측은 11일 오전 양의지의 NC행 소식에 침통해 했다. 

두산은 2013년 외야수 이종욱과 유격수 손시헌, 2016년 3루수 이원석, 지난해 외야수 김현수와 민병헌을 줄줄이 놓쳤으나 대체 불가능한 포지션들은 아니었다. 2013년에는 외야수 정수빈과 민병헌 유격수 김재호, 2016년에는 허경민, 지난해는 김재환 박건우 제대할 정수빈 등 대체 가능한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양의지는 두산 전력의 절반이라고 평가 받았다. 양의지는 수비 능력은 기본이고 중심 타자로 손색 없는 타격 능력까지 갖춘 국가 대표 포수다. 누구를 준비시켜도 당장은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우기 힘든 전력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핵심 선수가 빠져나가면 보통 승수로 계산을 한다. 양의지 정도면 1선발 정도 가치가 빠져나간 것"이라며 "그 승수를 계산해서 다음 시즌을 구상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두산 화수분 야구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백업 포수로 활약한 박세혁은 서른이 되는 해에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박세혁은 다른 팀이었으면 이미 주전 포수였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여기에 이흥련과 장승현도 있다. 

김 감독 역시 대체 선수로 박세혁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박세혁은 그동안 경기를 뛰면서 본인이 느낀 게 많았을 거다. 투수랑 호흡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두 선수와 관련해서는 "이흥련은 팀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아 투수와 호흡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점만 다듬으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줄 선수다. 장승현은 경기는 많이 뛰지 않았지만 괜찮은 포수"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을 잃은 건 맞지만, 남은 선수들을 향한 믿음을 보였다. 늘 그렇듯 올해도 떠난 자리는 경쟁으로 채운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성장 속도가 가장 더딘 포지션인 포수에서도 화수분은 터질 수 있을까.  

김 감독은 "감독은 지금 양의지가 없다고 다음 시즌 우승 못하면 어쩌나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남은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나와 코치들이 할 일이다. 결과는 나중에 보면 되지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남은 선수들이 충분히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팀 성적이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선수들도 많이 노력할 것 "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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