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9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무사 1루 두산 양의지를 병살로 이끌며 위기를 넘긴 김광현이 미소를 짓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SK 에이스 김광현은 2019년 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팔꿈치 수술 이후 맞게 될 두 번째 시즌. 이닝 수 제한 등 관리를 받던 첫해와는 달리 제한 없이 풀타임 시즌을 치르게 된다.

물론 염경엽 SK 신임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수는 관리를 좀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올 시즌(136 이닝)보다 긴 이닝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

그의 제3 구종인 체인지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김광현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고속 슬라이더가 장기이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속도와 낙폭을 모두 잡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김광현은 올 시즌 사실상 투 피치로 경기를 치렀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구사 비율은 43.4%, 슬라이더는 그보다 조금 모자란 42.9%를 던졌다.

경기당 5이닝 정도가 목표였기에 굳이 다른 구종을 섞어 던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구종의 구사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내년은 사정이 다르다. 적어도 6이닝 이상은 책임을 져 줘야 한다. 당연히 변화가 따라야 한다. 김광현도 "내년엔 보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올해와는 또 다른 투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래서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 김광현의 체인지업이다. 패스트볼과 고속 슬라이더에 이은 제3의 구종으로 그가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구종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김광현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2.1%에 그쳤다. 하지만 2016년 시즌엔 7.6%로 구사 비율이 낮지 않았다.

내년 시즌에도 이 체인지업을 다시 꺼내 들 확률이 높다. 슬라이더와 같이 떨어지는 구종인 커브와는 또 다른 위력을 갖고 있는 공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김광현의 체인지업이 다른 투수들과는 조금 다른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체인지업은 패스트볼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떨어진다. 헛스윙을 유도하기 좋은 구종이다.

하지만 김광현의 체인지업은 낙폭이 대단히 작다. 육안으로는 거의 떨어지지 않는 궤적을 그린다. 일반적으로 좌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떨어지며 헛스윙을 많이 유도해낸다. 하지만 김광현에게는 이 떨어지는 궤적이 거의 없다.

떨어지지 않는 체인지업이 김광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다.

A 팀 전력 분석원은 "김광현의 체인지업은 마치 패스트볼이 느리게 밀려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거의 떨어지지 않게 보인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아니면 커브라는 인상이 강한 투수다. 타자 앞에서 크게 떨어지는 구종들이다. 타자들은 김광현의 떨어지는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패스트볼 궤적으로 밀려 들어오는 체인지업이 보다 위력적일 수 있다. 예상하기 어려운 변화구이기 때문이다. 구사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김광현의 체인지업이 흥미로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광현의 체인지업은 낙폭으로 상대를 속이기 보다는 빠른 공에 잔뜩 대비돼 있는 타자에게 빠른 공의 궤적 비슷하게 오지만 늦게 포수 미트에 닿으며 타이밍을 뺏는 구종이다. 그 나름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B 팀 전력 분석원은 "투구 패턴이 노출되거나 버릇이 간파된다면 김광현의 체인지업은 그야말로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알고 친다면 평범한 느린 공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이 덜 떨어져서 성공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보여 주기용으로만 써서는 긴 이닝 소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체인지업을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광현의 체인지업은 생소하다는 장점과 평범하다는 약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어찌됐건 '보다 긴 이닝'이라는 목표 아래에선 어떻게든 활용을 해야 하는 구종이다.

내년 시즌,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흥미 포인트가 생긴 셈이다. 김광현은 체인지업을 앞세워 '보다 긴 이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함께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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