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육군훈련소에서 퇴소한 이정후(오른쪽)와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 ⓒ좋은스포츠 SNS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는 지난 10일 훈련소 소대장에게 자신의 골든글러브 수상 소식을 들었다.

지난달 15일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이정후는 외부 매체와 단절된 채 훈련병으로 교육을 받고 있던 중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을 수상했다. 외야수 후보들 중 3번째로 많은 표(139표)를 받았다. 

올 시즌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하기도 했던 이정후는 김현수(LG), 멜 로하스 주니어(KT)에 비해 객관적인 기록에서 낮은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공격, 수비, 그리고 인지도를 평가하는 골든글러브에서는 야구 관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정후는 13일 훈련소에서 퇴소한 뒤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훈련소) 안에서 쉬고 있다가 소대장님이 말씀해주셔서 알았다. 그날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인지도 몰랐다. 올해 목표를 정할 때나 인터뷰할 때 한 번도 골든글러브 받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언젠가는 받고 싶지만 지금은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욕심을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이정후는 "언젠가 다시 받게 되면 멋있게 받고 싶다. 이번에는 아쉽게 받게 됐다. 기자님들이 좋게 봐주셔서 뽑아주신 것이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잘해야 한다"며 다음에는 실력으로 당당하게 골든글러브를 받겠다는 뜻을 전했다.

▲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이정후 대신 대리수상한 강병식 넥센 코치 ⓒ한희재 기자

지난달 7일 왼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은 이정후는 "훈련소에서 어깨에 무리가 가는 사격은 못하고 나머지는 다 했다. 저와 똑같은 수술을 하고 온 일반 훈련병이 있었다. 그 훈련병과 같이 토요일에 보충 교육을 가서 사격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소 안에서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4주 생활했지만 제가 4주만 훈련하고 마쳐도 되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현역 군인들에게 대한 고마운 마음, 그리고 존경심이 생겼다. 시간을 잘 보내고 온 것 같다. 다음주 월요일(17일)부터는 고척돔에서 개인 재활 훈련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기쁘다는 마음보다는 논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야구 시즌의 가장 화려한 축제인 골든글러브의 수상자가 됐지만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는 이정후였다. 그가 내년 더 실력을 갈고 닦아 활짝 웃으며 2번째 골든글러브를 손에 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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