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히어로즈 포수 주효상(왼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포수 주효상은 원래 내년 시즌 팀의 주전 포수 자리가 예약돼 있었다.

원래 주전 포수이던 박동원이 지난 5월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난 뒤 주효상은 4년 선배인 김재현과 함께 선발 마스크를 번갈아 껴 왔다. 주효상은 포스트시즌에서도 포수로 선발 출장하는 등 올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 도루저지율은 35.7%로 리그에서 30경기 이상 포수 선발 출장한 선수 중 3위였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김재현이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지원하면서 팀의 포수 엔트리가 텅 비었다. 주효상이 내년 주전 포수가 될 확률이 높아 보였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지난달 말 "주효상을 받쳐줄 유망주 포수가 2명 정도 있긴 하지만 아직 1군 시즌을 치르기에는 걱정이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감독의 우려를 공감한 구단은 지난 7일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포수 이지영을 영입했다. 우승을 맛본 경험 많은 포수인데다 올 시즌 강민호의 이적으로 출장 수는 적었지만 3할 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넥센은 꼭 필요한 선수를 얻었다. 주효상이 성장할 시간도 벌었다. 

그러나 주효상으로서는 당장 주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 .14일 연락이 닿은 주효상은 이지영의 영입에 대한 질문에 "이지영 선배가 왔을 때 나 개인에 대한 생각보다는 팀에 더 보탬 되는 선수가 왔다고 생각했다.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됐으니까. 한 시즌 풀로 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지만 그래도 팀이 좋아진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주효상은 이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열심히 하고 시즌 때 내가 낼 수 있는 실력만 충분히 내면 올해보다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주전 자리가 사라졌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열심히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마음이다. 아직 젊으니까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올해 포스트시즌은 주효상에게 더 큰 자극제가 됐다. 주효상은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마스크를 써 3,4차전을 승리로 이끄는 등 많은 일을 겪었다. 주효상은 "비유를 해보면 정규 시즌은 학교였고 포스트시즌은 밀착 과외였다는 생각이 든다. 정규 시즌에도 많이 배웠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속성으로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시즌을 위해 필요한 것을 느낀 게 그 소득. 주효상은 "우선 체력이 좋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순발력을 키울 계획이다. 순간적인 파워를 높여야 타격도 송구도 좋아질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향을 잡았다. 올해 일취월장하며 팀의 2016년 1차 지명 선구안을 증명한 주효상. 그가 내년에는 공수에서 한뼘 더 자란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