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 감독 신드롬엔 '이유'가 있다. 인간미가 뛰어난 대회 성적과 시너지를 이뤄 폭발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스즈키컵 우승 확정 뒤 진행된 기자회견.

소감을 말하던 박항서 감독에게 베트남 선수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뛰쳐들어왔다. 베트남 축구 최대 영광을 이끈 지도자에게 물을 뿌리고 책상을 두들기며 '격한' 감사를 표했다.

박 감독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볼을 쓰다듬고 한 팔로 안아주며 즉석 이벤트를 '함께' 만끽했다. 감독의 선수간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박항서 리더십이 화제다. VN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은 박 감독에게 파파(아빠) 리더십, 마음을 훔치는 영적 지도자란 호평을 쏟아냈다.

축구 전술을 넘어 선수와 인간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전력 이상의 성과를 얻는데 특화된 지도자라는 평이다. 축구뿐 아니라 베트남 사회 고유의 결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칭찬했다.

이 같은 놀라운 스킨십 능력이 빼어난 실적에 힘입어 그를 더 높이 평가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수들은 박 감독을 '짜'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베트남에서 짜는 아버지를 의미한다.

인간적인 면이 부각된 덕분이다. 박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들 발을 직접 마사지해주는 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8 AFF 스즈키컵에선 부상한 선수에게 자신의 비즈니스 석을 양보해 큰 주목을 받았다.

아빠처럼 대표 팀 성원을 챙기고 배려하는 모습으로 '선수 마음'을 얻었다. 스즈키컵 결승이 열린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엔 태극기가 유난히 많았다.

베트남 축구가 새 역사를 쓰고 나라 전체가 한국을 향한 애정이 증대되는 신드롬에는 박 감독 인간미가 척추 노릇을 하고 있다. 좋은 성품이 좋은 성적을 만나 시너지가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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