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 감독 '눈'은 이제 AFC 아시안컵을 향한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쉬지 않고 달린다. 이제는 AFC 아시안컵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5일(이하 한국 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3-2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오른 스즈키컵 정상.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이뤘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뒤 실적을 쉼 없이 쌓았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축구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준우승을 거머쥐며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그간 이 대회에서 동남아 국가가 4강 이상 성과를 거둔 적은 없었다. 베트남이 처음이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4강에 올랐다. 베트남발 바람이 단발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박 감독이 둥지를 틀기 전엔 모두 상상하기 어려웠던 성과다. 그럼에도 여전히 '배가 고픈' 모양새다. 

우승 여운이 가시지 않은 16일 박 감독은 한국 기자진과 만남에서 아시안컵 대비 방향을 언급했다.

그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맞다. 다만 우승에 취하지 않고 아시안컵 준비에만 매진하겠다. 베트남축구협회 회장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도전하겠다. 아시안컵에서 부딪혀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시안컵은 내년 1월 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막을 올린다. 스즈키컵이 동남아 월드컵이라면 아시안컵은 아시아의 월드컵이다.

베트남은 12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에 올랐다. 23개국과 함께 아시아 축구 최강을 가리는 열전에 출전 자격을 얻었다. 남북 통일 뒤 최고 성적은 2007년 대회 8강. 당시 공동 개최국이었던 터라 안방 이점을 지닌 영향이 컸다.

이번 대회에선 이란과 이라크, 예멘과 D조에 속했다. 당장 16강 진출도 낙관할 수 없는 조 편성. 

아시아 최강 이란이 1위를 차지한다고 하면 이라크와 조 2위를 다투거나 3위를 지켜 각 조 3위 국가 중 상위 4팀에 주는 티켓을 거머쥐는 게 현실적인 플랜으로 꼽힌다.

변수는 있다. 최근 잇따른 국제대회 호성적으로 자신감이 붙었다.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은 탄탄한 수비력으로 결승까지 4골만 허락했다. 빠른 공수 전환 속도를 갖춰 위협적인 '창'까지 선보였다. 강한 수비 조직력과 카운터 능력을 갖춘 팀이 자신감까지 장착했을 때 큰일을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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