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준우(오른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 전준우는 올 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타율 3할4푼2리 33홈런 90타점을 기록했으며 OPS(출루율+장타율)도 0.992를 찍었다. 타율은 물론이고 홈런 타점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이다. 특히 홈런은 20홈런도 한 번 없던 타자가 단박에 30개 이상을 넘기며 중장거리포로서 위용을 뽐냈다.

드러나는 성적만으로는 전준우가 어떤 약점을 보였는지 찾기 힘들다.

그러나 전준우의 올 시즌 성적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분명히 있다. 팀별 성적에서 다소 편차가 컸다는 점이 그렇다.

수도권 팀과 비 수도권 팀을 상대로 했을 때 성적이 차이가 있었다. 전준우가 진정한 전국구 스타로 성장하기 위해선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수도권 팀을 상대로 했을 때 전준우는 그야말로 천하 무적이었다.

정규 시즌 우승 팀인 두산을 상대로도 3할3푼3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넥센을 상대로는 타율이 3할8푼2리나 됐다.

KT와 LG를 상대로는 공포 그 자체였다. KT전 타율은 4할5푼8리나 됐고 LG전에서도 4할2푼4리로 강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SK전서도 3할7푼1리의 좋은 타율을 기록했다.

반대로 비 수도권 팀들을 상대로는 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화를 상대로 한 타율 2할9푼6리가 비 수도권 팀 중 최고 성적이었다. 삼성전 타율은 2할6푼6리, KIA전은 2할8푼4리에 그쳤다.

정규 시즌 꼴찌 팀인 NC전에서도 2할6푼7리를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은 수도권 팀이 전체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개 팀 중 3팀이 수도권 팀이었다.

바꿔 말하면 비 수도권 팀들의 전력이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는 걸 뜻한다.

전준우는 강팀에는 강한 타격을 보여 줬지만 약 팀에는 오히려 약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모든 팀들을 상대로 다 잘 칠 수는 없다. 하지만 꾸준한 페이스는 도드라지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다. 어느 팀을 만나도 기복 없이 자신의 타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팀을 상대로 유독 약한 타격을 했다는 건 전준우가 보다 높은 수준의 타자로 올라서는 데 약점이 될 수 있다. 여전히 숙제를 남긴 시즌이라는 뜻이 된다.

같은 팀의 이대호는 시즌 타율은 3할3푼3리로 전준우에 미치지 못했지만 전체 9개 상대 팀 중 3할 미만을 기록한 팀은 두 팀에 불과했다. 약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강타자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준우도 지난해엔 3할 이하 팀이 셋이었지만 올 시즌엔 오히려 한 팀이 늘어났다.

전준우는 이제 팀의 간판이 되어야 할 선수다. 장점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점을 줄이는 것 또한 필요하다. 팀이 그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오늘의 전준우는 어제의 전준우와 전혀 다른 입지에 놓여 있다.

전준우는 팀별 타격 편차라는 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될 그에게 주어진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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