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에어스는 아직 결함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한 주가 지난 소재를 활용해 쓴 기사가 메인에 걸려 독자들에게 혼선을 주는 경우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UFC 220 13위 (1월 21일)→UFC 221 2위 (2월 11일)→UFC 222 1위 (3월 4일)→UFC 223 2위 (4월 8일)→UFC 224 1위 (5월 13일)→UFC 225 1위 (6월 10일)→UFC 226 3위 (7월 8일)→UFC 227 1위 (8월 5일)→UFC 228 1위 (9월 9일)→UFC 229 1위 (10월 7일)→UFC 230 10위 (11월 4일)→UFC 231 16위 (12월 9일)

UFC 페이퍼뷰 넘버 대회가 열리는 날,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급검) 순위에서 UFC는 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가 11월 4일 UFC 230에서 10위, 12월 9일 UFC 231에서 17위로 떨어졌다.

네이버에 UFC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이 제공되지 않았을 때부터, UFC가 실급검 순위가 급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네이버의 실급검은 현시점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주목받지만, 반면 여론 쏠림 현상의 주범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급검에 오르면→관련 온라인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다시 실시간 검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돼 다양한 여론 형성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여성 의류 쇼핑몰 '임블리'는 83만 명에 이르는 팔로워가 있는 인스타그램에 '임블리가 실검 1위를 할 경우 인기 아우터 상품 5종을 50% 할인하겠다'는 이벤트를 걸었다.

이를 확인한 팔로워들은 네이버에서 '임블리'를 검색했고 '임블리'가 실급검 2위까지 올라가면서 클릭 수를 노린 기사들이 줄지어 나왔다.

실급검을 향한 또 다른 지적은, 네이버가 순위 산정에 개입하고 있지 않냐는 의심이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지난 5월 삼성 관련 의혹을 보도한 뒤, 미래전략실 사장이던 '장충기'라는 이름이 네이버 실급검에서 금세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실급검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MBC가 실급검 알고리즘을 파악하지 못하고 방송에 유리한 수치로만 분석했다고 반박했다. 실급검 노출 이력을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모두 공개하고 있다며 투명성을 내세웠다.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방어했지만, 알고리즘에 대한 대중들의 의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실급검 알고리즘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과정이 없다면 네이버 안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의혹은 계속될 전망이다.

네이버가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 또 다른 분야는 뉴스 편집이다.

포털 사이트의 뉴스 편집 방향이 여론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일자, 네이버는 에디터들의 개입을 줄이려고 올해 인공지능을 개발해 도입했다. 네이버 에어스(AiRS)가 그것이다.

네이버는 독자들이 많이 클릭해 읽는 기사를 상위로 올리고 메인으로 뽑는다는 에어스의 편집 기준을 소개하고 에디터들의 편집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명하게 중요 기사가 선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여전히 편집 기준은 뿌옇다. 안갯속이다. 네이버가 에어스의 편집 알고리즘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아서다.

지난달 29일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 위원회가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자동화는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의 해결을 위한 효율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고 말했으나, 인공지능이 어떤 기준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뉴스를 취사 선택하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기업 비밀 때문이라고 한다.

현장 기사가 가산점을 받는다는 것만 공개돼 있을 뿐이다. "매체별 또는 기자별 가중치가 있다", "제목에 큰따옴표를 쓰면 노출이 잘 된다" 등 근거 없는 낭설들이 돈다.

에어스 도입 후 UFC 기사의 노출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UFC 또는 격투기 콘텐츠가 독자들의 관심을 덜 얻는 것인지, 기사의 질이 떨어져서인지, 격투기의 성격상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돼선 안 된다는 네이버 차원의 공감대가 있어 개입하는 것인지 의문 부호만 남는다.

"구글처럼 아예 편집 기능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IT 관계자는 "댓글 조작 사건이 터지고, 네이버의 뉴스 편집과 댓글 등이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급하게 에어스를 도입하는 바람에 결함이 많이 눈에 띈다. 완벽성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그래도 네이버는 데이터가 가장 풍부하다.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것을 토대로 고민을 계속한다면 지금 보이는 결함들이 차츰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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