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5년 가까이 우승과 연이 없었던 필 미켈슨(왼쪽)과 타이거 우즈가 올 시즌 정상 기쁨을 맛봤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40대 바람'이었다.

올 시즌 3승을 수확한 버바 왓슨(40)을 필두로 필 미켈슨(48)과 타이거 우즈(43, 이상 미국), 폴 케이시(41, 영국) 등이 우승 기쁨을 맛봤다.

1년 전과 180도 달라진 모양새다. 20대가 주도하던 분위기에서 확 바뀌었다.

지난 시즌 40대 골퍼가 합작한 우승 횟수는 단 4회. 그러나 올해는 48개 대회에서 10승을 거뒀다. 우승자 평균 나이가 세 살 넘게 높아졌다(28.9세→32세).

내용도 훌륭했다. 부제를 부활한 베테랑들이라 붙여도 손색없다.

미켈슨은 지난 3월 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디 오픈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거둔 쾌거.

통산 43승을 신고하며 우승 상금 170만 달러(약 19억 1,200만 원)를 수령했다. 당시 페덱스컵 랭킹 3위, 세계 랭킹은 18위까지 끌어올렸다. 여전히 매서운 쇼트 게임을 갖춘 베테랑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우즈도 빼놓을 수 없다. 올 한 해 최고 이슈 중 하나가 '골프 황제 귀환'이었다.

우즈는 지난 9월 PGA 투어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정상 고지를 밟았다. 1,876일 만에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커리어 80승을 달성했다.

양적인 면에서도 발군이었다. 젊은 선수 못지 않았다. 우즈는 PGA 투어 정규 대회에 18번이나 발을 들였다.

여기에 라이더컵과 '영원한 맞수' 미켈슨과 일대일 매치 플레이, 지난 3일(한국 시간) 끝난 히어로 월드 챌린지까지 포함하면 모두 21개 일정을 소화했다. 젊은 골퍼도 쉽지 않은 강행군을 펼쳤다.

덕분에 세계 랭킹이 수직 상승했다. 올해 초 1,199위로 시작했던 순위가 무려 14위까지 반등했다. 우즈 스스로도 "지난해 이맘때를 생각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성과"라며 흡족해 했다.

지난 시즌 PGA 투어 우승자 평균 나이는 29세가 채 안 됐다. 스물네 살 동갑내기 골퍼들이 쭉쭉 치고 나갔다. 저스틴 토마스와 조던 스피스, 브라이슨 디섐보 등이 눈부신 퍼포먼스를 보였다. 토마스가 5승, 스피스가 3승을 챙기며 '영 파워' 선두에 섰다.

만 25세 이하 선수가 기록한 우승이 18회에 이를 정도로 지난 시즌엔 젊은피 활약이 두드러졌다. 상대적으로 베테랑 입지가 줄어들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올해 40대 골퍼 약진은 예상하지 못한 흐름이다. 노익장을 발휘한 선수들이 늘면서 골프 팬들 기호가 다양하게 충족됐다. 새로 시장에 유입된 팬층과 올드 팬을 두루 지킬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 집토끼는 묶어두고 산토끼를 잡아오는 격인데 이는 PGA 흥행에 청신호로 기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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