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경기장에 모인 팬이 원정팀 선수를 응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시카고의 전설 데릭 로즈(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달랐다. 원정 팬들에게 'MVP' 챈트를 들었다.

미네소타는 27일(한국 시간) 시카고 불스와 2018-19 NBA(미국 프로 농구) 정규 시즌 원정경기에서 119-94로 이겼다.

승리의 주역은 로즈였다. 그는 38분간 24점 3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 FG 11/19로 활약했고, 칼-앤서니 타운스가 20점 20리바운드 4어시스트 FG 8/13으로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는 로즈에게 특별했다. 시카고 출신인 그가 친정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부터 끝까지 시카고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시카고는 로즈를 환영했다. 경기 전 소개도 특별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는 원정팀 선수를 간단하게 소개한다. 그러나 이날 장내 아나운서는 '시카고 출신(from Chicago)'이라고 강조하며 로즈를 소개했다.

로즈는 'MVP' 챈트까지 들었다. 4쿼터 막판 자유투를 던질 때 시카고 팬들이 MVP를 연호했다. 이를 들은 로즈는 미소를 지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를 떠날 때도 시카고 팬들의 MVP 챈트는 계속됐다.

경기 후 로즈는 "웃음이 절로 났다. 옛날의 일들이 생각났다. 이곳으로 돌아와 경기를 뛰어 매우 특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관중들의 환호에 대해서는 "정말 고마웠다. 사실 이런 환대를 기대하지 못했다. 시카고 팬들은 여전히 나를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로즈는 시카고의 아들이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나 2008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시카고에 뽑혔다. 시카고에서 전성기를 누렸다. 올해의 신인(2009년), 정규 시즌 최연소 MVP(2011년), 올-NBA 퍼스트팀(2011년) 등 여러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계속된 무릎 부상으로 로즈의 커리어는 급격한 하락세를 맞이했다. 2012-13시즌에는 단 1경기도 뛰지 못했고 2013-14시즌에는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 결국 시카고는 로즈와 결별하기로 선택, 트레이드를 체결했다.

이후 로즈는 뉴욕 닉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까지 오가면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지난 시즌에는 미네소타에 안착했고, 올 시즌 전에 1년 239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연봉에서 알 수 있듯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로즈는 지난 몇 년간 부진을 떨쳐내고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평균 29.5분을 뛰면서 18.7점 2.8리바운드 4.7어시스트 FG 48.9% 3P 45.5%를 기록 중이다. 커리어 내내 발목을 잡은 외곽슛 향상과 함께 화끈한 돌파로 팀 내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이에 대해 미네소타 탐 티보도 감독은 "로즈는 여전히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시작과 중간, 끝이 있다. 아마 로즈의 끝은 훌륭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 데릭 로즈(오른쪽)가 고향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