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 사이보그(사진)는 외롭다. 사이보그는 오는 30일(한국 시간) UFC 232 코메인이벤트에서 페더급 타이틀을 놓고 아만다 누네스와 주먹을 맞댄다. 이 경기를 포함한 메인 카드 전 경기를 스포티비 온과 스포티비 나우에서 볼 수 있다. 이보다 앞서 열리는 언더 카드는 스포티비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크리스 사이보그(33, 브라질)는 지난 3월 '가볍게'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했다.

UFC 222 메인이벤트에서 야나 쿠니츠카야(28, 러시아)를 꺾고 페더급 챔피언벨트를 지켰다.

도전자를 압도했다. 인빅타FC 챔피언 출신 쿠니츠카야를 말 그대로 장난감 다루듯 놀렸다. 기량과 완력 차가 너무 컸다.

기습적인 태클로 간을 본 뒤 폭풍 연타를 꽂았다. 경기 시작 3분 25초 만에 TKO 승리를 매듭 지었다.

종합격투기 데뷔전 패 이후 20연승. 사이보그는 세계 최강 여성 파이터 지위를 공고히 했다. 대등하게 주먹을 맞댈 동료가 안 보인다.

다음 맞상대 후보가 입길에 올랐다. 페더급에선 사실상 적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빅타FC 챔피언을 옥타곤에 올렸지만 데려온 의미가 무색할 만큼 '또' 압도적으로 이겼다.

다른 의미로 매치 메이커 골머리를 앓게 한다. 강해도 너무 강하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새로운 카드를 꺼냈다.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29, 브라질)를 언급했다.

한 체급 아래 챔프를 사이보그 상대로 삼으면 어떻겠냐고 언론에 슬쩍 흘렸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누네스밖에 없겠네'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사이보그도 긍정적이었다. 쿠니츠카야를 가볍게 눕힌 뒤 옥타곤 인터뷰에서 "누네스를 기다리고 있다. 누네스도 나와 싸우고 싶다 하더라. 재미있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꾸준히 파이트머니를 챙기고 싶고 격투가로서 유산(legacy)도 쌓고 싶은데 마땅한 적수가 없다는 푸념 섞인 제스처도 취했다.

누네스는 사이보그 못지않은 '돌주먹'을 자랑한다. 통산 전적 16승 4패인 그는 KO승 11회로 피니시율 68.8%를 기록 중이다.

그라운드 기술은 오히려 사이보그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짓수 블랙벨트이면서 유도도 학습한 바 있어 '바닥 싸움'에 일가견이 있다.

상대 허리 아래를 장악할 줄 아는 파이터로 꼽힌다. 이 점이 누네스를 특별한 도전자로 만들고 있다.

사이보그는 외롭다. 라이벌이 있어야 경쟁 구도가 갖춰지고 팬들 흥미를 끌 수 있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처럼 붙기만 해도 흥행이 보장되는 맞수 존재는 프로 스포츠에서 필수다.

난공불락을 쌓은 사이보그에겐 그러한 호적수가 없다. 누네스와 슈퍼 파이트도 마땅한 도전자를 구하기 어려운 사정과 맞물려 있다.

더욱이 여성 페더급은 UFC가 유일하게 랭킹을 발표하지 않는 체급이다. 그만큼 선수층이 얇다.

누네스가 외로운 챔피언을 만족시키는 비범한 도전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홀리 홈 정도로만 대등하게 주먹을 섞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 메간 앤더슨, 캣 진가노 등이 '누네스 백업'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역부족인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사이보그도 누네스와 치열한 승부를 원할 가능성이 크다. 금지 약물 복용으로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긴 탓이다. 불꽃 튀는 재밌는 승부로 팬들 마음을 다시 사로잡아야 한다. 유산을 쌓는 데 명승부만큼 좋은 재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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