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J 펜이 충격적인 커리어 첫 서브미션 패를 당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원조 천재'가 고개를 떨궜다.

17년 만에 언더 카드 경기를 치른 BJ 펜(40, 미국)이 라이언 홀(33, 미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5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2010년 11월 이후 8년 만에 승리를 노렸지만 뜻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3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더포럼에서 열린 UFC 232에서 홀과 라이트급 체중으로 주먹을 맞댔다. 결과는 1라운드 서브미션 패. 

경기 시작 2분 46초 만에 홀에게 힐 훅을 내주고 탭을 쳤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에워쌌다. 성큼성큼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홀을 압박했다.

옥타곤 바닥에 드러누운 홀을 발로 툭툭 건드렸다. 조금씩 주도권을 가져오는 듯했다. 

하지만 전세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1라운드 2분 40초쯤 홀이 앞구르기 뒤 기습적인 하체 관절기를 걸었다. 갈고리처럼 펜 발목과 무릎을 세게 감았다. 

무릎에 통증을 느낀 펜은 몇 초 버티지 못하고 탭을 쳤다. 입문 4년 만에 주짓수 검은띠를 딴 그라운드 실력자가 MMA 무대에서 처음으로 서브미션 패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종합격투기 데뷔전 이후 처음으로 대회 중심에서 비켜났다. 언더 카드 다섯 번째 블록에 이름을 올렸다. 펜이 메인 카드에서 탈락한 건 17년 만이다.

펜은 천재라는 별명으로 18년 동안 활약하며 16승 12패 2무 전적을 쌓은 살아 있는 전설이다. 최근 오랫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해 전적이 평범해졌다.

하지만 전성기를 보냈던 2009년까진 15승 5패 1무로 화려하다. 패한 횟수가 꽤 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5패 가운데 4패가 료토 마치다, 맷 휴즈, 조르주 생피에르 등 자기보다 위 체급 선수와 붙어서 얻었다. 안정적으로 스탯 관리에 치중하는 선수였다면 연승 행진을 쭉 이어갈 가능성이 컸다.

2015년 7월 UFC 명예의 전당 '현대시대(the Modern Era)'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시대 부문은 2000년 11월 17일 이후 프로 데뷔한 선수 중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이 날짜는 종합격투기 통합룰(the Unified Rule)이 제정·적용된 날짜다.

체급을 불문하고 역대 최고 MMA 파이터로 꼽힌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스타일이 독보적이었다.

펜은 뛰어난 복싱과 밸런스, 테이크다운 방어, 수준 높은 주짓수가 결합된 독창적인 경기 스타일로 팬들 사랑을 듬뿍 받았다. 타격과 그라운드 모두 최고 수준 이해도를 자랑하는 몇 안 되는 선수였다.

그러나 커리어 첫 서브미션 패로 반등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연패 숫자가 6으로 늘어났다. 총 전적은 16승 13패 2무가 됐다. 홀은 7연승을 완성하며 7승 1패로 전적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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