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캣 진가노가 불의의 부상으로 경기 시작 61초 만에 TKO로 졌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2014년 1월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배우자이면서 격투기 코치, 아이 아빠이자 둘도 없는 친구였던 남자가 서른일곱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무릎 부상으로 힘겨운 재활을 치르던 중이었다.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남편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속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남겨진 사람으로서 겪는 우울감이 마음을 괴롭혔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마냥 슬퍼할 순 없었다. 8살 아들 브레이든의 어머니였던 그는 '생활'을 꾸려야 했다. 다시 오픈핑거글로브를 끼었다.

1년 5개월 만에 옥타곤 문을 열었다. 2014년 9월 UFC 178에서 아만다 누네스를 만났다. 결과는 3라운드 TKO승.

옥타곤 인터뷰에서 "브레이든에게 시련을 이기는 엄마를 보여주고 싶었다. 아들에게 삶의 좋은 표본이 되는 게 내 새로운 꿈"이라고 말했다. 선수와 관중 모두 울컥했다.

'의지의 여인' 캣 진가노(36, 미국) 이야기다. 

진가노가 고개를 떨궜다. 불의의 눈 부상으로 61초 만에 무릎을 꿇었다. 레프리 스톱 제스처를 막지 못했다.

진가노는 30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더포럼에서 열린 UFC 232에서 메간 앤더슨(28, 호주)과 페더급 체중으로 주먹을 맞댔다. 결과가 허탈했다. 1라운드 1분 1초 만에 눈을 다쳐 TKO패했다.

허무하게 승패가 갈렸다. 앤더슨이 1라운드 57초쯤 왼발 킥을 올려찼는데 이게 진가노 오른눈을 긁었다. 눈꺼풀에 피가 흘렀다.

진가노는 타임을 요청했지만 마크 고다드 레프리는 허락하지 않았다. 서밍이 아닌 정당한 공격에서 비롯된 데미지라는 판단에서였다.

레프리는 케이지에 팔을 대고 등을 진 진가노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막 공격을 퍼부으려는 앤더슨을 돌려세웠다.

두 팔 올려 스톱 사인을 보였다. 진가노 행동이 경기 포기 의사라고 판단해 승부를 중단시켰다.

지난 7월 마리온 레뉴를 만장일치 판정으로 이기며 3연패를 끊었던 진가노는 5개월 만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총 전적이 10승 4패로 바뀌었다. 앤더슨은 전적을 9승 3패로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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