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채드 멘데스(33, 미국)는 '조제 알도 시대' 철저한 조연이었다.

리카르도 라마스와 닉 렌츠, 대런 엘킨스 등을 꺾고 타이틀전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챔피언 알도에게 연거푸 졌다.

두 번이나 대권에 도전했지만 정상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타이틀 수문장'이라는 달갑잖은 별명을 얻었다.

더 큰 위기를 마주했다. 2016년 6월 불시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성장 호르몬이 검출돼 2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치명적이었다. 트래시 토크 없이 묵묵히 주먹을 맞대는 성실한 그래플러 이미지에 약물이 덧대졌다. 멘데스는 당시 "큰 실수를 저질렀다. 징계를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7월 옥타곤 복귀전을 치렀다. UFC 파이트 나이트 133에서 마일스 주리를 1라운드 펀치 TKO로 꺾고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웃지 못했다. 자기보다 하위 랭커에게 타격에서 밀리며 연승에 실패했다. 대권 재도전 가능성이 쪼그라들었다.

30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더포럼에서 열린 UFC 232에서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0, 호주)와 페더급 체중으로 주먹을 맞댔다. 결과는 2라운드 4분 14초 펀치 TKO패.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었지만 마지막 힘을 짜낸 볼카노프스키 기세를 억누르지 못했다.

4분 가까이 '간 보기'가 이어졌다. 둘 모두 스텝은 경쾌하고 간간이 넣는 로킥도 힘이 있었다. 

하지만 서로 결정적인 한 방을 꽂지 못했다. 수 싸움만 치열하게 펼쳐졌다.

멘데스와 볼카노프스키는 스탠딩 타격을 첫 플랜으로 삼고 경기에 임했다. 먼저 변화를 준 건 멘데스였다. 1라운드 종료 47초 전 기습적인 태클로 볼카노프스키 중심을 무너뜨렸다.

2라운드 들어 멘데스가 주도권을 조금씩 쥐었다. 날카로운 플라잉니와 양손 훅으로 경기 두 번째 다운을 뺏었다. 2라운드 2분 31초쯤엔 테이크다운을 또 성공시켰다. 포인트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져갔다.

그러나 승자는 멘데스가 아니었다. 볼카노프스키가 눈부신 적극성으로 역전 흐름을 만들었다.

유효타를 허용하면서도 꾸준히 전진 스텝을 밟았다. 빠르게 뻗는 주먹이 멘데스 안면에 꽂혔다. 알게 모르게 상대 몸에 데미지를 입혔다.

결국 2라운드 종료 50초 전 클린치 상황에서 니킥과 왼손 훅을 잇따라 집어넣으며 멘데스 다리 힘을 풀리게 했다. 순식간이었다. 레프리가 둘 사이 몸을 넣고 스톱 사인을 취했다. 그대로 경기는 끝이 났다.

멘데스는 커리어 다섯 번째 쓴잔(18승)을 마셨다. 경기 전 볼카노프스키를 이기고 페더급 타이틀 구도에 지분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현실화시키지 못했다. 볼카노프스키는 16연승에 성공하며 총 전적을 19승 1패로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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