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만다 누네스(왼쪽)은 펀치로 사이보그를 KO시켰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수많은 여성 파이터들을 때려눕힌 크리스 사이보그(31, 브라질)가 쓰러졌다.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UFC 페더급 챔피언 사이보그는 30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열린 UFC 232 코메인이벤트에서 여성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30, 브라질)에게 1라운드 51초 만에 KO로 졌다.

난타전에서 누네스의 주먹을 얼굴에 하나 둘 허용하더니 마지막 오버핸드 훅을 맞고 실신했다.

사이보그에게 페더급 타이틀을 빼앗은 누네스는 UFC 두 체급 챔피언이 됐다. 랜디 커투어, BJ 펜, 코너 맥그리거, 조르주 생피에르, 다니엘 코미어에 이어 6번째 이자 여성 선수로는 최초다.

▲ 크리스 사이보그(오른쪽)가 아만다 누네스에게 졌다.
▲ 크리스 사이보그(오른쪽)는 패배를 인정하고 아만다 누네스를 축하했다.

누네스는 발렌티나 셰브첸코, 론다 로우지, 미샤 테이트 등 강자들을 잡고 여성 밴텀급을 석권한 챔피언으로 사이보그에 대적할 만한 유일한 여성 종합격투기 선수로 평가받았다.

해외 배팅사이트는 지금까지 경기에선 사이보그를 압도적인 톱독으로 평가했는데, 누네스는 사이보그와 배당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

사이보그는 여느 때처럼 공이 울리자마자 주먹을 휘두르며 전진했다. 기선을 제압하고 나아가 경기를 끝내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누네스는 사이보그의 공격에 움츠러들었던 다른 파이터들과 달랐다. 피하지 않고 주먹을 냈다. 누네스의 카운터펀치가 사이보그의 턱에 꽂히자 사이보그는 한쪽 다리가 풀썩 주저앉았다.

사이보그는 흥분한 채 계속 주먹을 냈다. 하지만 누네스는 사이보그와 반대로 침착했다. 사이보그의 주먹이 날아올 때 눈을 똑바로 뜨고 주먹을 냈다. 사이보그는 얼굴과 턱에 주먹을 맞고 휘청였다.

충격이 쌓인 사이보그의 가드가 열리자 누네스는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강한 오버핸드 훅이 꽂히자 사이보그가 실신했다. 51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사이보그는 2005년 데뷔전 이후 13년 만에 무릎을 꿇었다. 20연승이 끊겼고 생애 두 번째 패를 안았다.

여성 밴텀급을 평정한 누네스는 사이보그를 잡고 새 시대를 열었다. UFC 8연승, 통산 전적 18승 5패가 됐다.

- 아만다 누네스 1라운드 51초 KO승(펀치)

▲ 존 존스(왼쪽)은 복귀전에서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을 꺾고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복귀했다.

2013년 이후 5년 만에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걸고 다시 만난 존 존스(31, 미국)과 알렉산더 구스타프손(31, 스웨덴)은 신중했다. 적극적인 공격보단 견제에 무게를 뒀다. 먼 거리에서 잽과 발차기를 섞었다. 1차전처럼 5라운드 승부가 예상됐다.

그런데 존스가 3라운드에 팽팽하던 흐름을 깼다. 존스는 3라운드가 시작하자마자 기습적인 태클로 구스타프손을 쓰러뜨렸다. 존스는 구스타프손 위에 올라타 아껴 뒀던 주먹을 내리쳤다.

구스타프손은 주짓수 보라 띠로 그라운드 움직임이 좋다. 그러나 존스 또한 노련했다. 팔과 다리로 구스타프손의 손과 발을 묶었다.

구스타프손을 묶은 존스는 힘을 실어 공격했다. 존스가 계속해서 엘보와 주먹을 내리치자 구스타프손은 움직임이 멈췄다.

▲ 존 존스는 1년 5개월 만에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존스는 2017년 7월 코미어와 경기가 끝나고 몸에서 금지약물인 트리나뷸이 적발돼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1년 3개월 출장 정지 징계를 끝냈는데 복귀전을 앞두고 몸에 남아 있던 트리나뷸이 소량 검출돼 네바다주 체육위원회에서 출전 허가가 나오지 않으면서 경기 장소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바뀌는 해프닝이 있었다.

써밍, 금지약물 등으로 계속해서 구설수에 오르는 악동이지만 실력은 여전했다. 구스타프손의 빰클린치는 엘보와 니킥으로 벗겨 냈다. 자로 잰듯한 거리에서 낸 주먹은 구스타프손보다 적중률이 높았다.

존스는 1년 5개월 만에 다시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허리에 감았다. 14연승으로 앤더슨 실바가 세운 16연승에 이어 UFC 역대 2위다. 통산 전적은 23승 1무 1무효가 됐다. UFC에선 여전히 지지 않는다.

존스는 다음 계획을 묻는 말에 "아빠가 집에 돌아왔다"며 영원한 라이벌인 다니엘 코미어를 언급했다. 코미어는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을 지내면서 동시에 헤비급 챔피언이 된 뒤 29일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반납했다.

단 조건은 헤비급이 아니라 라이트헤비급이다. 존스는 "코미어는 진짜 두 체급 챔피언 자격이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그러니 네가 내려와라"고 말했다.

구스타프손은 이달 초 존스의 몸에서 금지약물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기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미룰 수 있었는데도 경기를 강행했다.

구스타프손은 2013년 9월 1차전에서 존스에게 5라운드 종료 판정패했다. 5년 3개월 만에 재대결에서도 쓴잔을 마셨다.

- 존 존스 3라운드 2분 2초 TKO승(펀치)

▲ 마이클 키에사는 웰터급 데뷔전에서 카를로스 콘딧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은퇴 기로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한 카를로스 콘딧(34, 미국)은 5연패에 빠졌다. 라이트급에서 올라온 마이클 키에사(31, 미국)에게 탭을 쳤다.

콘딧은 레슬링과 주짓수로 무장한 키에사를 당해 내지 못했다. 이렇다 할 공격조차 하지 못했다. 2라운드 기무라에 걸려 탭을 치기 전까지 테이크다운만 4차례를 당했다. 1라운드 회심의 암바는 손쉽게 풀렸다.

콘딧은 WEC 웰터급 챔피언 출신으로 UFC 웰터급 타이틀을 놓고 경쟁했던 강자.

하지만 2016년 로비 라울러를 시작으로 데이만 마이아, 닐 매그니, 알렉스 올리베이라에게 졌다. 키에사에게 덜미가 잡혀 연패가 5경기로 늘어났다.

은퇴가 확률이 높아졌다. 통산 전적은 30승 13패가 됐다.

라이트급 파이터 9위 키에사는 웰터급 데뷔전에서 이름값 있는 '대어'를 낚았다. 라이트급에서 2연패를 끊고 통산 전적을 15승 4패로 쌓았다.

기분 좋은 출발이다. 키에사는 "웰터급이 내 체급"이라며 희망하는 상대로 "닐 매그니"를 불렀다.

- 마이클 키에사 2라운드 56초 서브미션승(기무라) 

▲ 알렉산더 볼카노브스키는 채드 멘데스의 공세를 버티고 역전승을 거뒀다.

채드 멘데스(33, 미국)의 힘은 페더급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멘데스가 뒤를 잡으면 누구도 쉽게 못 벗어난다.

금지약물 징계가 끝나고 두 번째 경기에 나선 멘데스는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페더급 10위 알렉산더 볼카노브스키(30, 호주)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1라운드에 적지 않은 유효타와 테이크다운으로 주도권을 잡았고 2라운드에 들어선 묵직한 정타를 계속해서 터뜨렸다. 어퍼컷과 원투 연타에 볼카노프스키의 다리는 휘청였다. 이어진 테이크다운은 경기 흐름을 멘데스 쪽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체력이 문제였다. 계속 공격을 앞세운 멘데스의 체력이 2라운드 중반이 넘어서면서 급격하게 빠졌다. 상대적으로 팔팔한 볼카노프스키가 매섭게 반격했다. 옥타곤 중앙에서 정타로 멘데스를 펜스로 몰아세웠다. 볼카노프스키는 팔꿈치로 멘데스의 얼굴을 강하게 내리찍었다. 이어 복부를 두드리자 멘데스는 풀썩 주저앉았다.

UFC에서 멘데스를 꺾은 선수는 알도, 맥그리거, 에드가 단 셋이다. 멘데스는 챔피언 판독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볼카노프스키에겐 의미 있는 승리다. 볼카노프스키는 UFC에서 6연승, 통산 16연승을 달렸다. 전적은 19승 1패가 됐다.

-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2라운드 4분 41초 TKO승(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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