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커는 나…", " 아! 내가 찬다고!"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풀럼, 24)가 팀 동료의 잘못을 감쌌다.

풀럼은 30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허더즈필드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풀럼은 최하위에서 탈출, 19위에 올랐다. 반면 허더즈필드는 20위로 떨어졌다.

강등권에 처진 두 팀의 단두대 매치로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중요했다. 승부욕이 불타다 보니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풀럼은 후반 38분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0-0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 성공시키면 중요한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전담 키커인 미트로비치가 페널티킥을 차려 했으나 느닷없이 아부바카르 카마라(23)가 공을 빼앗아 자신이 차겠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미트로비치는 '키커는 나다'고 어필했으나 카마라는 무시하고 계속해서 자기가 차겠다고 했다. 결국 미트로비치는 설득을 포기하며 돌아섰고, 카마라가 페널티킥을 찼다.

넣었어도 문제가 됐으나, 넣지 못해 더 큰 문제가 됐다. 카마라는 실축했다. 이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하늘로 날려버렸다.

경기 후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풀럼 감독은 "카마라를 죽이고 싶었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욕을 바가지로 먹을 뻔할 카마라를 구한 이는 다름 아닌 미트로비치였다. 미트로비치는 후반 추가 시간 1분 극적인 결승골로 팀은 물론 카마라도 구했다.

정작 미트로비치는 카마라를 시원하게 용서했다. 31일(한국 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미트로비치는 "카마라도 스트라이커다. 골에 굶주린 선수고, 골을 원했다"며 "매우 정상적인 일이다. 카마라는 젊은 선수다. 얼마든지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며 아직 어린 선수이고, 공격수이기 때문에 의욕이 과해 나온 장면이라고 해명했다.

카마라가 페널티킥을 차기 직전 미트로비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는 "논쟁이 있긴 했지만 카마라가 차기로 했다. 난 그의 행운을 빌었고 제발 넣어달라고 기도했다. 카마라가 골을 넣었다면 마치 내가 득점한 것처럼 좋아하고 축하했을 것이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풀럼은 논란이 있었지만 승리하면서 꼴찌에서 탈출했다. 미트로비치는 "중요한 건 우리가 승점 3점을 얻은 것이며, 순위표 밑에 허더즈필드가 있다는 것이다"며 과정에 문제가 있었으나 승리와 꼴찌 탈출에 의미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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