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 사이보그가 13년 만에 쓴맛을 봤다. 경기가 끝난 뒤 "낙담은 딱 하루만, 몸과 마음을 추스른 뒤 또 체육관에 가서 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20연승이 멈췄다. 51초 만에 타이틀을 뺏기는 수모를 당했다. 한 체급 아래 선수에게 타격전에서 완패했다.

무적을 자랑했던 '1등'이 한 번 덜미를 잡히면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 아우라가 사라지는 순간 물어뜯는 도전자들 기세가 날카로워지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두렵지 않기에 머릿속에 해볼 만한 상대라는 인식이 깊이 박힌다. 숫사자가 권좌에서 내려올 때와 비슷하다. 가까이는 론다 로우지가 그랬고, 멀리 보면 마이크 타이슨과 로이 존스 주니어가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크리스 사이보그(33, 브라질)는 어떨까. 사이보그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더포럼에서 열린 UFC 232 코메인이벤트에서 아만다 누네스에게 1라운드 펀치 TKO로 졌다.

경기 시작 51초 만에 누네스 오른손에 무릎을 꿇었다. 1분도 안 돼 다운을 2차례나 뺏겼을 만큼 타격전에서 현저히 밀렸다. 페더급 타이틀 3차 방어에 실패했다.

타이틀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사이보그는 덤덤했다. 그저 한 번의 패배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3년 만에 링 위에서 쓴맛을 봤다. 종합격투기 데뷔전에서 지고 꽤 오랫동안 무패였는데 결국 브레이크가 한 차례 걸렸다. 하지만 그렇게 기분이 비참하진 않다. 난 결코 '한 번도 패하지 않는' 무패 파이터를 목표로 삼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MMA 데뷔전에서 패한 뒤 더 훈련하고 운동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13년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그냥 열심히 준비하고 싸웠더니 눈부신 전적이 쌓였고 좋은 팀을 만나 능력 이상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이보그는 "오늘(30일)은 나의 날이 아니었다. 누네스의 시간이었다. 내가 완벽하게 졌다. 단지 그뿐이다. 옥타곤에선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하루만 딱 실망하고 끝내겠다. 몸을 추스르고 또 체육관에 가서 운동하겠다. 내가 존경하는 파이터가 몇 있는데 전남편인 에반겔리스타 '사이보그' 산토스와 파브리시우 베우둠, 반더레이 실바 등이 그렇다. 그들이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커리어를 마무리했나? 그렇지 않다. 모두가 패배를 경험했고 아픔을 극복하며 성장했다. (누네스 전 완패는) 나를 더욱 발전시키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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