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스크린 미리보기

▲ 영화 '패러사이트'.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대마불사(大馬不死)'는 옛말." 2018년의 한국 영화시장은 규모가 곧 화제성, 대목이 곧 흥행으로 이어지던 시대가 끝났음을 알렸다. '신과함께' 시리즈 쌍천만의 흥분이 가시자마자 하반기 한국 대작들의 기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긴 '안시성'을 제외한 100억 원대 대작이 모조리 침몰한 추석 연휴는 신호탄이나 다름없었다. 이어진 연말연시엔 '마약왕', '스윙키즈', 'PMC:더 벙커' 한국영화 3대장이 관객 급감 속에 외화에까지 밀려 모두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 나물에 그 밥'에서 벗어난 다채로운 장르물의 선전은 그래서 더 눈부셨다. 한국 공포물의 부활을 알린 '곤지암'을 비롯해 새로운 히어로물 '마녀'와 힐링 드라마 '리틀 포레스트', 멜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범죄물 '독전'과 코믹추리극 '탐정:리턴즈' 등이 상반기를 이끌었다면, 하반기엔 코미디 '완벽한 타인'과 묵직한 수사극 '암수살인', 로맨스물 '너의 결혼식'과 스릴러 '목격자' 등이 틈새 공략에 성공하며 이슈와 흥행을 선도했다. 한국영화의 위기와 가능성을 동시에 맛본 셈이다. 그 영향일까. 2019년의 한국영화는 다채로운 기획과 시도로 내실을 다지는 데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다. 

제작비 100억대 대작들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먼저 시선을 붙드는 것이 사실. 압도적인 규모보다도 탄탄한 진용과 신선한 기획에 먼저 눈길이 간다.

▲ 영화 '패러사이트'.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첫 손에 꼽히는 2019년의 기대작은 뭐니뭐니해도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2017)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입성했던 봉준호 감독이 페르소나 송강호와 다시 손을 잡고 귀환을 알린다. 개봉 이슈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옥자'와 달리 '기생충'은 CJ ENM과 손잡고 칸영화제에 이어 한국 관객을 정조준할 전망. 괴수물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제목 '기생충'은 하는 일 없이 다른 이들에게 빌붙으려 하는 백수 가족을 은유하는 표현이다. 닮았지만 너무 다른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선균 조여전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가세했다. 

'신과함께' 시리즈 쌍천만을 이룩한 김용화 감독이 제작에 나선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은 또 하나의 화제작. 오는 2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백두산 화산폭발이 임박한 가운데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북측 요원 이병헌, 남측 요원 하정우, 그리고 과학자 마동석까지 대세 배우들이 한데 뭉쳤다. 흥미로운 사건과 압도적인 볼거리, 연기파들의 열연은 올 연말이나 내년 확인할 수 있을 전망. '백두산'과 함께 투자·배급에 본격 진출하는 덱스터스튜디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가제).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세종대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천문'(가제)와 '나랏말싸미'의 맞대결도 2019 스크린의 관전포인트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는 '천문'이 세종대왕과 장영실을 두 축으로 삼았다면, '사도''황산벌' 등의 각본가로 첫 연출에 도전하는 조철현 감독의 '나랏말싸미'는 한글창제가 테마다. 캐스팅도 흥미진진하다. '천문'에선 한석규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다시 세종대왕을 연기하고 최민식이 장영실 역을 맡아 '쉬리' 이후 무려 21년 만에 재회했다. '나랏말싸미'에선 '살인의 추억''괴물'에서 함께했던 송강호와 박해일이 세종대왕과 신미스님으로 다시 만났다. 
▲ 영화 '나랏말싸미'.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내부자들'에 이어 '마약왕'으로 1970년대를 재조명했던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을 선보이며 묵직한 정치드라마에 새롭게 도전한다. 중앙정보부 부장들의 행적과 그 이면을 치밀하게 그린 원작을 바탕으로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이 열연할 전망이다. 두 편의 전쟁 액션물 또한 출격을 준비중이다.

원신연 감독의 '전투'는 독립군이 최초로 승리를 거뒀던 봉오동 전투 이야기를 처음으로 스크린에 옮기는 작품으로, 대세 유해진과 류준열이 함께했다. '장사리 9.15'(가제, 감독 곽경택 김경훈)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평균나이 17세 학도병들이 투입됐던 양동작전인 장사상륙작전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의 합류로 관심을 모은 가운데 김명민 최민호 김성철 김인권 등이 출연했다. 

▲ 영화 '뺑반'. 제공|쇼박스
액션-범죄 대작은 2019년엔 테마와 매력 포인트가 더 분명해졌다. '차이나타운' 한준희 감독이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과 함께 한 '뺑반'은 2019년의 문을 여는 카체이싱 액션영화. 범죄까지 불사하는 속도광을 추적하는 뺑소니 사건 전문반의 활약상이 속도감 있게 담긴다. '엑시트'(가제, 감독 이상근)는 색다른 재난영화다. 원인모를 가스로 뒤덮인 도시에서 탈출해야 하는 사람들의 긴박한 이야기에 청년백수, 끈끈한 가족 등의 테마를 덧입혔다. 배우 조정석과 윤아가 투톱 주연으로 나서며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이 쫀쫀한 가족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 영화 '엑시트'. 제공|CJ엔터테인먼트
 
'파수꾼' 윤성현 감독의 신작 '사냥의 시간' 또한 숨은 대작이다. 제2의 IMF가 닥친 근 미래, 헬조선을 벗어나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네 친구들의 이야기를 범죄 스릴러형식 속에 담았다. '파수꾼'의 이제훈 박정민이 감독과 다시 손잡고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가 합류했다.
▲ 영화 '사냥의 시간'. 제공|리틀빅픽쳐스

2019년 오컬트 영화 붐을 알리는 '사자'의 도전도 눈여겨볼만 하다.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이 박서준과 다시 손잡은 '사자'는 아버지를 잃은 상처가 있는 격투기 챔피언이 구마사제와 만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리는 100억대 대작이다. 박서준과 우도환, 그리고 구마사제가 된 국민배우 안성기가 색다른 장르, 색다른 캐릭터로 관객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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