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용.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최근 KIA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임창용이 대만 프로야구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진위여부를 떠나 대만측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대만도 외국인 투수로 선발 투수를 원하는데 임창용이 이닝 이터 몫을 해줄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대만행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임창용은 지난해 중반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선발 투수로 12경기에 나서 59..2이닝을 소화했고 3승4패, 평균 자책점 6.64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으로 갈 수록 좋은 구위를 보여줬던 것도 사실이다.

12경기서 60이닝을 조금 못 미치게 소화했으니 경기당 5이닝 정도를 맡길 수 있는 투수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스프링캠프부터 선발로 준비한다면 보다 긴 이닝도 소화할 수 있을거란 예상도 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는 임창용의 선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트랙맨을 설치, 운영하는 구단의 도움을 받아 임창용의 데이터를 분석해 봤다.

일단 임창용은 선발로 전향한 뒤 평균 스피드가 떨어졌다. 불펜이던 시절 144km의 수준급 평균 구속을 보였지만 선발로 옮긴 뒤엔 141km대로 속도가 줄었다.

아무래도 긴 이닝을 소화하려다보니 완급 조절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과는 나와 있는 것 처럼 좋지 못했다.

임창용은 스피드도 좋지만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가 좋은 투수다. 불펜일 때나 선발일 때나 모두 2m 이상의 익스텐션(리그 평균 1.85m)을 형성하며 타자에게 속도감을 주는 투구를 했다. 떨어진 구속으로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문제는 릴리스 포인트였다. A구단 전력분석원은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들면서 팔의 높이가 크게 떨어지는 투구를 했다. 거의 10cm나 차이가 났다. 체력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 혹은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전반기서 보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로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후반기의 떨어진 릴리스 포인트는 좋은 부분으로 해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릴리스 포인트 10cm 변화는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지만 메커니즘 적으로는 대단히 큰 변화다. 구위에 영항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전반기와 후반기의 팔 높이가 크게 달랐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실제 임창용은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유지했던 전반기서 평균 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서는 6.8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A전력분석원은 "특히 피장타율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서 4개의 피홈런에 그쳤지만 후반기서는 12개나 맞았다. 이닝 수가 늘어난 탓일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공이 몰리고 위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발 투수로서 성공에 집중하다보니 나타난 문제일 수 있다. 불펜 투수로서는 여전히 효용 가치가 있다고 보는 구단이 나올 수도 있다. 그 전에 낮아진 릴리스 포인트나 구속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과연 임창용의 떨어진 구위는 선발 투수로 보직이 전환됐기 때문이었을까. 그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임창용에겐 매우 중요한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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