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머니볼 홍보를 위해 서울에 방문한 브래드 피트.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세이버메트릭스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기록이 나오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최근 DRC+(Deserved Runs Created Plus)라는 기록을 새로 추가했다. 타자들의 공격력을 줄세우는 지표다. 

그런데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처럼 WAR을 자체적으로 만들고도 상용화하는 데 실패한 전력이 있다. 구식 인터페이스는 사람들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를 이용하지 않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인터페이스라는 외적인 요소 외에, 세이버 메트릭스 기록을 사람들에게 널리 전파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미국 디어슬레틱 클리프 코코란 기자가 야구 분석 업계 여러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를 설립한 숀 포먼 스포츠 레퍼런스 사장은 "어떤 통계가 주류가 되고 아니고를 한 가지 기준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고 본다. 통계의 질과 마케팅, 그리고 얼마나 쓰기 쉬운지까지 모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팬그래프닷컴 데이비드 아펠만 CEO는 사실 판타지 게임을 하는 이들을 위해 사이트를 만들었다면서 "2005년 당시만 해도 야구 기록은 그렇게 다양하지가 않았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이것저것 시도했다. 지금은 얘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기록이 나온다면 그게 왜 기존의 것보다 더 좋은지 사람들이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펠만은 "이건 플랫폼 전쟁이다. 칼럼니스트, 기자 등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기록의 우월성을 알고, 또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부터 세이버메트릭스 칼럼을 ESPN에 쓴 롭 네이어는 "아무래도 먼저 알려진 통계들이 주류로 자리를 잡기 마련이다. WAR은 그래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많은 사람들은 하나의 숫자로 많은 것을 알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전쟁의 승패가 갈린 사례가 있다. DIPS와 FIP은 모두 같은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사실은 투수 본연의 능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수비와 관련 없는' 평균자책점을 따로 계산하게 됐다. 그러나 FIP에 비해 DIPS는 상용화에 실패했다. 

DIPS는 Defense Independent Pitching Statistics(수비와 독립적인 투수 기록)의 약자로 보로스 맥크라켄이 만들었다. FIP은 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수비 무관 투구)의 약자로 톰 탱고가 개발했다. 아이디어를 먼저 정립한 쪽은 맥크라켄이었지만 '업데이트'가 늦었다. 

그는 "그때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일하게 된 뒤로(지금은 다른 구단에서 일한다) 나머지 일들은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DIPS에 대한 사람들의 토론과 지적을 발판으로 더 발전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또 FIP에 비해 계산이 지나치게 어려웠다는 점도 상용화의 걸림돌이 됐다. 맥크라켄 스스로도 FIP이 DIPS보다 편리하고 좋은 기록이라고 인정했다. 

더 나은, 더 간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록을 만들었다면 다음 문제는 작명이다. '야구 팬'이라고 해도 관심의 정도는 저마다 다르다.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이름은 그래서 중요하다. 

MLB.com에서 스탯캐스트 칼럼을 쓰는 마이크 페트리엘로는 "xwOBA(기대 가중 출루율, 타구 발사각과 속도를 기반으로 만든다)이 우리가 만든 가장 뛰어난 기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의미를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름만 보고도 어떤 기록인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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