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정지석(왼쪽)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조영준 기자] 한국 남녀 배구가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는 점점 사라지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공격은 물론 수비와 리시브를 모두 해내는 선수는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 남자 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신진식(현 삼성화재 감독)과 이경수(현 목포대 감독)는 국내 대회는 물론 국제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정지석(24, 대한항공)은 대한항공의 살림꾼을 넘어 보석같은 존재가 됐다. 2013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올 시즌 공격성공률 1위(57.28%) 수비 1위, 리시브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2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이란 기록을 세우며 자신이 V리그를 대표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임을 증명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 2세트를 모두 내준 대한항공은 역스윕에 성공하며 하루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 리시브하는 정지석 ⓒ 곽혜미 기자

이 경기에서 정지석은 22득점(블로킹 4득점, 서브 3득점) 공격성공률 48.38%를 기록했다. 중요한 고비처에서는 밋챠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와 해결사로 나섰다. 팀의 리시브를 책임진 것은 물론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상대 공격을 막았다.

특히 블로킹 4점, 후위 공격 4점 서브 득점 3점을 올리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경기 연속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한 그는 짜릿한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경기를 마친 정지석은 "1세트에는 승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2세트에도 흐름이 좋지 못해 분위기가 떨어졌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3세트부터 같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뛰었다. 감독님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말에 악이 받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뒷심 싸움에서 이기며 질 뻔했던 경기를 뒤집었다. 특히 범실 하나가 중요한 5세트에서는 집중력 싸움에서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2경기 연속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점에 대해서는 "이미 한 번해서 미련은 없었다. 그런데 2경기 연속이라 점점 욕심이 생겼고 안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2단 토스하는 정지석(왼쪽) ⓒ 곽혜미 기자

정지석의 미래는 매우 밝다. 아직 20대 초반인 나이도 그렇지만 꾸준하게 자신을 채찍질하는 땀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 리그는 물론 국제 대회에서 쌓은 경험은 그를 앞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배구 도사'의 길을 걷고 있는 점도 그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정지석은 공격성공률은 물론 후위공격 부분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서브 순위에서는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비 1위인 정지석은 리시브 2위, 디그 6위에 자리했다. 대부분 순위에 이름을 올린 그는 대한항공의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트리플 크라운 연속 최고 기록은 크리스티안 파다르(현대캐피탈)가 세운 3회다. 정지석은 "감히 파다르에게 도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는 "서브를 넣을 때 신중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감추기 어려운 '배구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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