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 이르면 오는 5월 케이지에 복귀한다. ⓒ 이교덕 기자
[스포티비뉴스=논현동, 박대현 기자] 지난해 11월 최홍만(38)은 조명을 한몸에 받았다.

중국 마카오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신생 격투기 대회 마스 파이트 월드 그랑프리 메인이벤터로 나섰다.

상대가 소림 무술을 익힌 '스님 파이터'로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키가 42cm 더 작았다. 몸무게도 90kg가량 덜 나갔다.

흥미롭다는 반응과 서커스 매치 아니냐는 비아냥이 뒤섞였다.

약 1년 만에 치른 복귀전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최홍만에게 마음의 상처만 안겼다.

'배블로' 논란이 불거졌다. 배블로는 배와 로블로의 합성어. 배에 킥을 맞았는데 로블로라고 주장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최홍만은 이롱(32, 중국)에게 뒤차기를 맞고 고통스러워했다. 회복 시간 5분이 흐른 뒤에도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의사를 보였다.

대회사는 비디오 판독 후, 뒤차기가 급소가 아닌 배꼽 아래쪽에 꽂혔다고 판단했다. 정상적인 공격이기에 이롱 TKO승으로 결론을 내렸다.

'테크노 골리앗'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불편한 댓글이 봇물을 이뤘다. 

선수로서 경쟁력뿐 아니라 의지도 상실한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파이터가 아닌 연기자라는 조롱이 빗발쳤다.

심신이 지쳤다. 달랠 시간이 필요했다.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최홍만은 박호준 AFC 대표에게 "올 한 해는 정말 쉬고 싶다"며 대회 출전을 고사했다.

마음을 치료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급소를 다친 건 사실이기에 떳떳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으로 심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는 끝까지 설득했다. 배블로 논란 직후 그는 최홍만을 직접 만나 급소 부위가 크게 부어 있는 걸 눈으로 확인한 사람이다.

당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도 처음엔 (로블로라는 최홍만 주장을) 믿지 않았다. 그림이 이상하긴 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봐야 했다. 그제야 연기가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설득은 통했다. 박 대표는 8일 서울 논현동 루카스컨벤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최홍만이 오는 5~7월쯤 출전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애초 이번 기자간담회에도 (최)홍만이가 나와서 출사표도 던지고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려 했는데 본인이 고사했다. 사실 올해 몇 경기 뛰고 싶은지 질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마음이 회복되면 일러달라 했다. 다시 뛰어보자고 위로했다. 그러다 회신이 왔다. 경기에 뛰겠다는 '바뀐 대답'이었다.

박 대표는 "(최)홍만이가 AFC 12 또는 13에 뛰었으면 좋겠다. 오는 5~7월쯤 열리는 대회다. 우리는 이 대회를 태국 개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홍만은 그간 골리앗 캐릭터 흥행성을 입증해야 하는 매치에 주로 섰다. 뇌수술과 개인 송사를 겪은 뒤 경기력이 떨어졌다. 2015년 7월 로드FC 무제한급 결승에서 카를로스 토요타에게 패한 뒤 쭉 내리막길을 딛었다. 

허나 AFC는 다르다. 헤비급 파이터로서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목표도 다르고 요구 받는 경기력도 다르다. 

2000년대 중후반 효도르 예멜리아넨코, 레미 본야스키, 미르코 크로캅 등 당대 최고 격투기 스타와 주먹을 맞댔던 시절만큼은 아니라도 '달라진 최홍만' 모습이 필요하다. 

지난해 상대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만 봐도 알 수 있다. 명현만과 자이로 쿠스노키(브라질)는 체급 내에서 실력을 인정 받는 파이터들. 날씨가 더워지는 늦봄 다시 글로브를 낀 최홍만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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