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희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인천, 조영준 기자] "(정)대영이는 정말 몸도 좋고 (체력을) 타고났어요. 저도 지금까지 큰 부상은 없었습니다. 체력 걱정을 많이 하시는 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효희(39, 한국도로공사)는 프로배구 여자부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1980년생인 그는 1998년 실업리그에 입단했다. 2005년 프로리그 출범 이후 원년 멤버가 된 이효희는 여전히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여자부 세터 순위에서 이효희는 1위 이다영(현대건설)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국가 대표 주전 세터로 복귀했다.

같은 시대에 선의의 경쟁을 했던 김사니(전 IBK기업은행)와 이숙자(전 GS칼텍스)가 코트를 떠났다. 여전히 코트의 야전 사령관으로 남은 이효희는 소속 팀 한국도로공사가 선두 흥국생명을 꺾는 데 힘을 보탰다.

도로공사는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25-16 21-25 25-15 20-25 17-15)로 이겼다

두 팀의 승부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과 세터에서 결정됐다. 도로공사의 파튜는 두 팀 최다인 40득점을 올렸다. 반면 흥국생명의 톰시아는 13득점에 공격성공률 30.76%에 그쳤다.

또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효희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는 까마득한 후배인 이원정(19)이 도와줬다.

▲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40득점을 올린 파튜 ⓒ KOVO 제공

흥국생명 세터 조송화는 5세트 중요한 고비처에서 범실을 했다. 또한 토스도 흔들리며 이재영과 톰시아를 비롯한 공격수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효희는 물론 미들 블로커 정대영(38)도 어느덧 마흔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타고난 체력은 물론 철저한 관리로 여전히 코트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의 체력 문제를 누구보다 고민하는 이는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이다. 그는 "(이)원정이가 (코트에서) 좀 더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효희의 체력 안배를 위해 내보내는데 자신 있게 했으면 한다. 엉뚱한 곳에서 범실이 나오는데 정교하게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0년생인 이원정은 팀의 베테랑인 이효희보다 무려 스무 살이 어리다. 이효희는 "나도 원정이 나이 때는 선배들에게 토스하는 것이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원정이도 그런 부담이 있는 것 같다. 충분히 좋은 세터고 그런 마음을 잡아주고 싶다"며 후배를 격려했다.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범실에서 결정됐다. 흥국생명은 15-15로 힘겹게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를 뒤집을 기회를 잡았지만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도로공사는 위기 상황을 이겨냈다. 이효희는 "우리 팀은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그만큼 엉뚱한 범실이 적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도로공사의 올 시즌 출발은 매우 힘들었다. 우승의 주역이었던 외국인 선수 이바나 네소비치(세르비아)가 일찌감치 짐을 쌓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뛰었던 파튜가 뒤늦게 합류했고 시즌 도중 새롭게 호흡을 맞춰야 했다.

▲ 이효희(오른쪽)와 파튜 ⓒ KOVO 제공

이효희는 "파튜가 어떤 볼을 좋아하는 지 안다. 제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데 앞으로 서로 맞춰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1라운드에서 2승 3패에 그쳤던 도로공사는 2라운드까지 5승 5패로 승률 50%를 기록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4라운드에서는 GS칼텍스와 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2승 2패를 기록했다. 도로공사는 초반 부진을 털고 상위권 도약의 길을 찾았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의 존재감도 도로공사가 급격하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마흔을 눈앞에 둔 이효희는 여전히 정상급 세터로 군림하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 제 체력을 걱정하신다. 하지만 꾸준하게 훈련하고 있고 큰 문제는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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