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SKY캐슬'. 제공|JTBC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SKY캐슬'(스카이캐슬, 극본 유현미·연출 조형탁)의 신드롬이 심상치 않다.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해온 'SKY캐슬'의 지난 14회 방송은 무려 평균시청률 17.25%(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시청률 기준)를 기록하며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단순히 시청률뿐이랴. 무르익은 고품격 막장드라마는 짜릿하게, 때로는 섬뜩하게 시청자들을 쥐었다폈다 하는 중이다.

그러나 'SKY캐슬' 전에 ○○○이 있었다. 상류층의 허위와 위선을 꼬집으면서 대한민국 사회를 솜씨좋게 저격해온 '품격막장'의 시대는 갑자기 열린 것이 아니다. 세상엔 돈이나 성공보다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음을 강렬하게, 그러나 품격있게 알려줬던 현실저격 '품격막장드라마'들의 계보.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은 기본이다.

▲ 드라마 '아내의 자격'. 제공|JTBC

▲'아내의 자격'(JTBC, 2012.2~2012.4)

=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김희애 이성재 이태란 장현성 박혁권 등 출연

=2011년 12월 개국한 JTBC가 야심차게 선보인 16부작 드라마. 자녀 교육을 위해 대치동에 입성한 평범한 주부 윤서래(김희애)가 강남이란 이상한 나라에서 부유하다 같은 처지의 치과의사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희애의 정통 멜로드라마로, 불륜을 미화하느니 등의 논란도 일었지만, 그보다 강렬했던 건 강남 사교육, 대치동 입시전략으로 대표되는 미친 교육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 고상한 척하는 찌질한 슈퍼갑들의 허위를 발가벗겨놓았던 화제작. JTBC발 여인천하 품격막장의 시작.

▲ 드라마 '밀회'. 제공|JTBC
▲'밀회'(JTBC, 2014.3~2014.5)

=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김희애 유아인 박혁권 심혜진 김혜은 등 출연

=정성주 안판석 콤비, 그리고 김희애의 재회. 성공을 위해 달려 온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김희애)은 윤서래보다 더 깊이 상류사회에 발을 디딘 인물. 오직 성공을 위해 재벌의 시녀를 자처했던 예술재단 실장인 그녀는 순수한 열정과 재능으로 가득한 젊은 피아니스트와 교감하며 사랑에 빠진다.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은 불륜으로도 기어이 시청자들을 설득하고 말았던 화제작. 방점은 사랑에 찍혔지만, 최순실 게이트를 미리 염두에 뒀나 싶을만큼 판박이같은 묘사 덕에 두고두고 더 소름끼치는 작품으로 남았다.

▲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제공|SBS
▲'풍문으로 들었소'(SBS, 2015.2~2015.6)

=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유준상 유호정 고아성 이준 장현성 등 출연

=정성주-안판석 콤비가 SBS에서 만났다. 가난한 여주인공이 재벌가 왕자님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그들이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리 없다. 멜로를 걷어내고 풍문으로만 들었던 대한민국 최고위층의 속살을 까발린 본격 풍자 드라마이자 블랙코미디. 땅콩회항으로 대변되는 '갑질'이 대한민국을 분노케 했던 시기, 특권의식으로 똘똘 뭉친 추악한 '갑' 못잖게 뻔뻔한 속물근성을 발휘하는 '을' 또한 신랄하게 비꼬며 아이러니를 선사했다.

▲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제공|JTBC
▲'품위있는 그녀'(JTBC, 2017. 6~2017.8)

=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

=김희선 김선아 정상훈 이태임 이기우 이태임 오나라 등 출연

잘나가는 대기업 완벽한 둘째며느리 우아진과 회장님의 눈에 들어 집안을 집어삼킨 무식한 간병인 박복자. 너무 다른 두 여인을 중심에 두고 과연 무엇이 품위있는 삶인지를 물었던 결이 다른 품격 막장극. 방탕한 강남부자와 불륜, 가정폭력, 살인 등 흔히 보던 자극적 막장 요소가 다분했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이야기를 꾸려나가며, 시작부터 죽어버린 수수께끼의 악녀 박복자를 되짚는 추리극 형식에 풍자성 강한 블랙코미디를 더해 대중적인 품격막장의 새 장을 알렸다.

▲ 드라마 'SKY캐슬'. 제공|JTBC
▲'SKY캐슬'(JTBC, 2018.11~)

=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염정아,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김서형, 정준호 최원영 김병철 조재윤 등 출연

제목이기도 한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사는 곳. 명문대 이니셜을 모아 강남 인근 유명 납골당의 이름을 새로 쓴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다. 부와 명예를 대대손손 세습시키길 욕망하는 사모님들의 지독한 입시경쟁을 주축으로 삼아 대한민국 최고를 자처하는 상류층의 지독한 위선과 허망한 삶을 들여다본다. 그 처절한 발버둥을 때로는 진중하고 날카롭게, 때로는 시트콤처럼 웃기게 풍자하며 시청자를 들었다놨다 하는 중. 일그러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무시무시하게 반영하면서 풍자와 추리와 블랙유머를 녹여낸 품격막장의 새로운 클라이막스. 다채로운 캐릭터와 강력한 흡인력 덕에 신드롬이 더 거세다. 1.7%로 시작한 시청률이 14회 만에 무려 10배가 뛰었다. 20% 돌파를 내다보며 비지상파 인기드라마의 신 역사를 쓸 태세다.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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