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가르기(파벌)와 폭행, 성범죄와 따돌림 등은 낯선 단어가 아니다. 빙상계를 넘어 한국 체육계가 수십 년간 안고 있던 '곪은 상처'다. 최근 심석희(22, 한국체대)와 김보름(26, 강원도청)을 둘러싼 논란은 상처가 덧나 터진 꼴이다.
심석희 사태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기회는 많았다.
14년 전 여자 쇼트트랙 국가 대표 팀 구타를 처음 폭로한 '변천사의 용기'부터 2008년 KBS가 보도한 체육계 성폭력 고발 파문, 2010년 국가 대표 상비군 코치의 여중생 성폭행 사건까지 발본색원할 기회는 적잖았다.
허나 그때마다 제대로 도려내질 못했다. 일벌백계보다 유야무야했다. 뒷일 운운하며 한 번 눈감아 주면 안 되겠냐는 말에 피해자도 고개를 떨궜다. 평생 해온 운동을 손놓을 수 없던 탓이다.
체육계 폐쇄성을 깨야 한다. 윗사람 눈밖에 나면 손발이 잘리는 구조를 혁파해야 범죄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찍히면' 국가 대표에 못 뽑히고 뽑힌다 해도 '푸시'를 받지 못하며 은퇴 후엔 지도자 길이 틀어막히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체육계뿐 아니다. 시민 사회도 함께 보폭을 맞춰야 한다. 올림픽과 같은 국가 대항 스포츠 행사는 그 나라 체육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반영한다.
올림픽 정신보다 메달을, 동메달보다는 금메달을 원하는 사회 분위기가 체육계에도 스며들어 있다. 국가와 연맹이 금메달을 원하니 선수들도 '깊은 생각' 없이 유소년 시절부터 올림픽 일등만을 좇으며 뛰어왔다. 빛나는 이는 단 한 명. 이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을 당연시하며 성장했다.
시스템 수준이 곧 그 나라 철학 수준이다. 한국 체육계 부끄러운 민낯은 곧 빈곤한 철학을 가리키는 일면이다. 한국 사회는 쭉 그래왔다. 소주 종목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뒤 소수 재목을 키워 종합 순위 상승에 신경 써왔다. 특정 분야 특정 기업을 대기업으로 일궜던 한국 현대 경제사와 묘하게 닮았다.
심석희 사태, 김보름 폭로는 한국 사회 오늘을 비추는 거울일는지 모른다.
관련기사
- "맥그리거는 아일랜드 권아솔"…매일 악플 버는 남자
- '제2의 장현수' 무더기 적발되나…"최소 20명 심각한 조작"
- [영상] "국가대표 꿈을 위해 적극 지원"…인라인 스케이팅의 무한도전
- 이하늬, 걸을 때마다 아찔~ 착시 시스루 드레스
- 메이시 바버, 론다 로우지 이을 미녀 파이터
- 빙상경기연맹, 오늘 '조재범 사태' 관련 대책 논의
- 대한유도회 "신유용 사건 전혀 몰랐다…확인하는 단계"
- "나도 당했다" 신유용, 정효근까지…불씨 당겨진 '체육계 미투'
- 쇼트트랙 여성 지도자 0명…문제는 '기울어진 감독실'
- 심석희→신유용→?…폭로 망설이는 '추가 피해자'
- 정현, ‘허리 부상’ 클란에 3-2 역전 승…호주오픈 2회전 진출
- "여성 부촌장 채용"…대한체육회, 가혹행위 및 성폭력 근절 대책 발표
- 호주오픈 우승상금 33억원…정현 8500만원 확보
- 정현 "한국 팬에 깜짝 놀라…포기할 수 없었다"
- 4강 신화+첫 경험…정현과 호주오픈의 '환상 궁합'
- [호주 오픈] 하늘은 정현을 두 번 도왔다…'대역전승'에 이어진 '행운의 대진'
- 문체부, '국가대표 관리 실태' 관련 공익감사 청구
- [호주오픈] 메이저대회 '복식' 3회 우승…정현의 다음 상대는?
- 국민체육진흥공단, 김갑수 신임 전무이사 취임
- 한국체육학회, 스포츠 성폭력 규탄 성명 발표
- [호주오픈] 정현, '55위' 에르베르에 패배…4강 신화 재현 실패
- '호주오픈 마감' 정현 "지난해와 다른 건 없었는데…"
-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체육단체, 폭력-성폭력 근절 결의문 발표
- 한국여성스포츠회 "폭력·성폭력 지도자 퇴출해야"
- 호주오픈 공식 홈페이지 "조코비치 꺾은 정현이 벌써…"
- 핸드볼 단일팀, 브라질에 패배…19일 일본과 순위전
- [호주 오픈] '7번째 우승 도전' 페더러, 16강행…베르디흐도 3회전 통과
- [호주 오픈] '나 아직 살아 있어' 샤라포바, 보즈니아키 꺾고 16강행
- 뒤늦은 징계…대한유도회, '성폭행 혐의' 코치 영구제명
- 한국체대, 전명규 교수 연구년 취소 결정…'여전히 빙상 비리 핵심'
- '아이언맨' 윤성빈, 월드컵 5차 대회 銀…"꾸준한 성적 유지가 목표"
- [호주 오픈] 조코비치, 7번째 우승 향해 순항…정현 이긴 에르베르 탈락
- [호주 오픈] 할렙, 비너스 꺾고 16강행…'다음은 동생 세레나 차례'(종합)
- [호주 오픈] 샤라포바, 홈 코트 바티에 역전패…16강 탈락
- [호주 오픈] 나달, 베르디흐 꺾고 8강행…샤라포바-케르버 16강 탈락(종합)
- [호주 오픈] '21살 코트의 혁명가' 치치파스, 황제 페더러 제압
- [호주 오픈] 황제 이긴 치치파스 "페더러는 6살 때부터 우상…꿈 실현됐다"
- [스포츠타임] 빙상연대 추가 폭로 "성폭력 6건 확인…전명규가 덮었다"
- 전명규 교수 "심석희 폭로 막은 적 없다…빙상연대 저의 의심돼"
- '취업 청탁 의혹' 전명규…"대한항공에 문자 보낸 적 없다"
- 전명규, 성폭력 은폐 의혹에…"기사 못 봤다"
- "전명규는 적폐 몸통" 지적에 반박…고개 숙인 '빙상계 차르'
- [스포츠타임 이슈] 손혜원+빙상연대 vs 전명규…'진실 공방' 점화
- 대한체육회, IOC 부상 예방 프로그램 생활체육 현장에 보급
- [스포츠타임 이슈] 절대권력은 절대부패…움직이는 '젊은 빙상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