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의 골로 키르기스스탄을 꺾은 한국 ⓒ연합뉴스
▲ 필리핀을 3-0으로 꺾은 중국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한국이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C조에 편성됐을 때 환호를 불렀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은 24개국으로 아시안컵 본선이 확대되면서 첫 참가권을 얻은 약체다. 한국은 C조 1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B조 1위가 유력한 호주, D조 1위가 유력한 이란, F조 1위가 유력한 일본을 결승전까지 만나지 않는 대진표를 맞이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전개되는 대회는 없다. 우선 호주가 B조 1위를 놓쳤다. 요르단과 첫 경기에 0-1로 충격패를 당했다. 요르단은 기세를 이어 시리아와 2차전도 2-0 완승을 거둬 1위를 조기 확정했다. 호주가 팔레스타인과 2차전에 3-0 완승을 거둬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이 1위가 될 사능성이 사라졌다.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은 1차전에 득점 없이 비겼다.

한국은 C조 1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호주가 B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준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그에 앞서 E조 1위가 유력한 카타르 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8강에서 만날 수 있다. 1위로 16강에 오른다고 편하게 준결승내지 결승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고 자만이다. 

대회 초반이라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데다, 손흥민이 아직 합류하지 않았지만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의 조직 수비와 역습에 고전한 것은 앞으로 만날 다른 팀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한국 선수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근거가 된다.

중국과 C조 3차전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꽃길은커녕 가시밭길을 만나게 된다. 우선 한국은 불리한 상황에서 중국전을 치른다. 중국은 키르기스스탄에 2-1, 필리핀에 3-0 승리를 거둬 5득점 1실점으로 골 득실 차에서 +4로 1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2로 두 골 열세다. 무승부를 거둘 경우 중국이 1위로 16강에 오른다.

한국은 중국을 이겨야 1위로 16강에 오른다. 중국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한국을 만난다. 만약 한국이 2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만날 대진표는 더 험난하다. 16강에서는 A조 2위를 만난다. A조 2위는 개최국 UAE, 태국, 인도 중 한 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UAE는 개최국이라 부담스럽고, 인도는 도깨비팀으로 떠올랐다. 결정력 측면에서는 필리핀, 키르기스스탄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16강에서 만날 팀이 한국을 위협할 수준이 아니라고 해도 8강에 오를 경우 D조 1위가 유력한 이란을 만나게 된다. 이란은 예멘과 1차전에 화끈한 5-0 대승을 거뒀다. 대회 우승후보로 꼽힌 팀 가운데 유일하게 제 기량을 보여주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한국은 이란과 여러 차례 아시안컵 8강에서 만났다. 1996년 대회 6-2 충격패, 2004년 대회 4-3 난타전 패배는 한국 축구에 큰 상처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란은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을 만나 지지 않는 경기를 이어가며 강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번 대회 최고 전력의 팀으로 꼽혀 부담스러운 상대다. 8강에서 이란을 꺾어도 4강에서 또 다른 우승후보 일본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이 떨어진다면 호주를 무너트리며 복병으로 등장한 요르단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한국은 대회 전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지만 조별리그 초반 2경기를 통해 아시안컵 우승이 59년 간 불가능했던 이유를 확인하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이 되는 길에 꽃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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