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롱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구대성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성적은 예상보다도 못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역설적인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호주프로야구리그(ABL)에 참가한 질롱코리아의 이야기다. 내년에는 프로선수들이 파견 형식으로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야심찬 포부 속에 리그에 뛰어든 질롱코리아는 적어도 성적만 놓고 볼 때 수렁에 빠졌다. 12일(한국시간) 현재 6승29패(.171)를 기록, 리그에 참가한 8개 팀 중 최하위에 처졌다. 리그 일정이 막바지를 향해가는 가운데 승률이 2할도 안 되는 팀은 질롱코리아가 유일하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객관적 전력의 약세는 어쩔 수 없었다.

마운드에 ‘외인’을 넣는 방안도 고민했다. 그러나 ‘코리아’의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시도하지는 못했다. 프로선수들의 참가도 무산됐다. 그 결과 프로에서 방출된 선수들, 미지명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ABL의 대다수 팀들은 마이너리그나 일본프로야구 현역 선수들을 수혈해 시즌을 치르고 있다. 확실히 기량 차이가 난다.

그래서 내년이 더 주목된다. 프로 1.5군 선수들의 파견 가능성이 솔솔 피어오른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실행위원회 차원에서 논의된 문제다. 당시는 찬반이 엇갈렸다. 회의적이기보다는 조심스러웠다. 리그 수준이 어떤지도 정확히 알 수 없었고, 환경이나 질롱코리아의 운영 능력도 미지수였다. 무엇보다 부상 방지가 가장 큰 이슈였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의구심을 어느 정도 떨쳐냈다. 질롱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운영능력은 검증이 됐다고 본다. 구단별로 2~3명 정도만 파견하면 운영에 문제는 없다. 구단들이 내야 하는 비용도 많지 않을 것이다. 부상 문제도 ABL 측면에서 보험이 다 되어 있다”고 자신했다. 선수협도 전향적인 생각이다. 질롱코리아는 구단에서 결정만 하면 모든 문제가 순탄하게 풀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구단들이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적지 않다.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호주 리그를 한 수 아래로 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수준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분히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질롱코리아 관계자는 “현직 일본 국가대표 선수도 뛰는 리그다. 리그 수준의 검증은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호주의 날씨는 아주 좋다. 훈련과 실전을 병행하면서 몸을 잘 만들면 확실히 다른 컨디션에서 캠프에 합류할 수 있다. 상당 부분 비용을 대는 질롱코리아도 손해는 아니다. 경기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여기에 현재 프로 신분이 아닌 선수들은 옆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비시즌 동안 야구에 목마른 팬들에게도 좋은 볼거리다. ‘우리 유망주’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은 또 하나의 흥미다.

프로선수들의 질롱코리아 참가는 올해 실행위원회가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한 시즌을 모두 마무리한 뒤 종합적인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전향적인 자세가 읽힌다. 수도권 A구단 단장은 “사견이지만, 군에서 제대한 선수들은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이런 선수들 위주로 파견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수도권 B구단 단장 또한 “인원이나 일정 등 세부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검토할 만한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