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KBO 이사회의 프리에이전트(FA) 제도 개편안을 단칼에 잘랐다. 여러 부분에서 생각이 조금 달랐다. 결정적으로 FA 80억 원 상한제를 받을 수 없었다.
구단은 FA 취득기간 단축, 등급제 실시를 제안했다. 여기에 현행 2700만 원인 최저 연봉을 상향 조정할 뜻도 내비쳤다. 부상자 명단 제도도 수용하겠다고 했다. 나름대로 솔깃한 당근이었다. 대신 FA 상한제를 관철시키고자 했다. FA 계약 총액, 특히 계약금이 급등하면서 구단 운영에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 한 구단 단장은 “구단이 내놓을 수 있는 최대의, 최종적 제안”이라고 했다.
선수협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특히 상한제는 기본적인 시장경제 논리와 맞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였다. 시행된다고 해도 위법 여지가 있었다. 결의의 정당성도 확보했다고 했다. 당시 선수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고, 과반 이상이 반대해 부결했다는 것이다. 다만 당시부터 불만은 솔솔 나오고 있었다. 특히 저연차 선수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론 수렴 과정이 있기는 했다. 특별한 외압이 있었다는 정황도 없다. 그러나 저연차선수들의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졌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온다. 한 6년차 선수는 “부결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고개를 갸웃거린 동료들이 많았다”고 했다. 나름대로 억대 연봉을 받는 한 선수 또한 “FA 자격 취득을 얼마 남기지 않은 선수들 위주로 불만이 상당했다”고 털어놨다.
선수들도 인위적인 상한제에 대한 거부감은 있다. 그러나 온도차 또한 분명하다. 어차피 총액 8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극소수다. 대다수가 FA 자격 신청도 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는다. 그럴 바에는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차라리 구단안을 받는 게 대다수 선수들의 처우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양의지(NC·4년 총액 125억 원)와 같은 선수들은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그러나 FA 자격을 취한 15명 중 11명이 아직도 도장을 찍지 못했다. 상당수가 보상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구단의 등급제 제안이 아주 전향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내용을 살피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문턱이 낮을 가능성이 컸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선수들은 “계속 논의해 FA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대로 가면 FA 제도는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극소수의 선수들만 혜택을 본다. 실제 1~2년 내 자격 취득을 앞둔 선수들은 올해의 한파를 눈여겨보고 있다. “자격 포기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구단들은 당시 제안이 “최종안”이라고 못 박았다. 선수들 대다수는 상한제 없이 FA 제도를 바꿔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 생각의 차이가 여전히 크다. 그러려면 선수협이 협상력을 가지고 구단과 마주앉아야 한다. 다만 선수협이 리더십 공백 속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에도 FA 제도를 놓고 꾸준한 논의가 있었으나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오히려 구단이었다. 선수협은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판을 엎을 수 있는 논리로 무장하지는 못했다. FA 제도가 이대로 유지되면 유리한 쪽은 구단이다. 올해 증명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생각부터 한곳에 모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선수협 총회 성사 여부가 주목받는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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