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더슨 실바는 프로 파이터 인생에서 두 번 (T)KO패 했다. 모두 크리스 와이드먼과 경기에서 기록한 것이다. 1차전에선 와이드먼의 펀치를 맞고 실신 KO패 했고(아래 사진), 2차전에선 로킥을 차다가 정강뼈가 부러져 TKO패 했다(위 사진).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앤더슨 실바(43, 브라질)는 한때 '타격의 신'으로 불렸다. 2006년 6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UFC에서 16연승 무패 행진을 달릴 때 (T)KO승은 10번이나 됐다.

2013년 7월 7일 UFC 162에서 우직하게 탱크처럼 밀고 들어오는 크리스 와이드먼에게 2라운드 실신 KO패 하기 전까지 주먹싸움에서 진 적이 없었다.

리치 프랭클린을 주저앉힌 넥클린치 니킥은 공포에 가까웠고, 비토 벨포트를 쓰러뜨린 앞차기는 독창적이고 천재적이었다. 가드를 내리고 위빙과 더킹으로만 포레스트 그리핀의 펀치를 피하는 움직임은 경이로웠다.

와이드먼에게 2연패 하면서 '인간계'로 떨어졌고 두 번의 약물검사 양성반응으로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지만, 지금도 실바와 타격 맞불을 놓겠다고 나서는 파이터는 드물다.

그런데 '라스트 스타일벤터' 이스라엘 아데산야(29, 나이지리아)는 다르다. 오히려 레슬링이나 그라운드 게임이 없다면 실바를 압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데산야의 코치는 다음 달 1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UFC 234 코메인이벤트에서 실바가 타격으로만 나와 주길 은근히 기대한다. 그렇게 된다면 '한때 타격의 신' 실바를 펀치와 킥으로 처참하게 끝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 11일 유튜브에 공개된 아데산야 비디오 블로그에서 유진 배어맨 코치는 "아데산야와 실바의 타격은 레벨이 다르다. 아데산야는 잘 다듬어진 입식격투기 타격 스페셜리스트다. 실바는 평생 종합격투기 타격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반 팬들은 내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바는 타격전에서 아데산야와 게임이 안 된다. 아데산야는 입식타격기에서 경험을 쌓은 정통 타격가다. 등급이 더 높다"고 못 박았다.

아데산야는 아마추어 킥복싱 32전 32승 전적에 프로 킥복싱 81전 75승 1무 5패 전적을 쌓았다. 프로 복싱에서도 6전 5승 1패 했다. 반면 실바는 프로 복싱 2전 1승 1패만 경험했고 킥복싱 경기는 해 본 적이 없다.

▲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앤더슨 실바가 처음 옥타곤에 등장했을 때처럼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UFC 4연승 중이다.

배어맨 코치가 경계하는 건 베테랑 실바의 종합격투기 경험이다. "이건 종합격투기 경기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전장이 더 넓어진다"고 말했다.

실바는 그라운드 서브미션 결정력을 지녔다. 종합격투기 15전 15승에서 13KO승과 2판정승이 있는 아데산야와 달리, 실바는 43전 34승(8패 1무효)에서 20KO승·6서브미션승·8판정승이 있다. UFC에서 차엘 소넨, 댄 헨더슨, 트래비스 루터에게 탭을 받았다.

UFC 4연승 중인 아데산야는 실바를 잡으면 다음 경기에서 미들급 타이틀에 도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의미에 집중한다.

"이 대결은 내게 타이틀전보다 의미 있다. UFC 90에서 실바의 경기를 생중계로 처음 봤다. 그전에는 DVD로 봐 왔다. 이 경기는 르브론 제임스가 마이클 조던과 대결하는 것과 같다. 실바를 꺾고 다른 목표를 향해 나가겠다. 맞다, 챔피언벨트를 따겠다. 이 세계의 여러 선수들의 업적을 빼앗고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를 보면서 자랐다. 영웅과 같다. 실바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내가 실바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실바는 예전에 '내 클론과 싸워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난 실바의 클론보다 강하다. 내가 실바를 '실바 식'으로 이겨 보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실바에겐 도박성이 짙은 경기다. 상성이 안 좋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에게 승리 시 타이틀 도전권을 약속받았지만, 지면 타격가로서 자존심이 구겨진다. 회복이 불가능해진다.

실바는 이 매치업에서 자신이 아닌, 젊은 아데산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는 걸 안다. "UFC는 카리스마가 떨어지는 유망주를 키우기 위해 카리스마를 지닌 노장을 이용하곤 한다"고 말했다. 다 알면서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

여러 베팅 사이트에서 아데산야는 압도적인 톱 독, 실바는 크게 밀리는 언더독이다. 13일 현재, 아데산야의 배당률은 -600(약 1.17배)이고 실바의 배당률은 +430(5.30배)이다.

실바는 평생 두 번의 (T)KO패가 있고, 두 번 모두 와이드먼와 경기에서 기록했다. 1차전은 실신 KO패였고, 2차전은 정강뼈 골절 TKO패였다. 아데산야와 경기에서 세 번째 (T)KO패를 모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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