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육계에도 '미투 바람'이 닿았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미투(Me Too) 바람'이 체육계로 확산되고 있다.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전 유도 선수 신유용(24)이 14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영선고 시절 한 코치에게 폭행과 몹쓸 짓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단무지'로 불렸던 노란색 수도관 파이프로 수시로 맞았고 2011년부터는 20여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농구 선수 출신 석주일(46) 해설 위원은 13일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공개 사과했다. 석 위원은 과거 휘문고 코치 시절 제자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점을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막말'이 도화선이 됐다. 지난 9일 석 위원은 개인방송에서 인천 전자랜드 포워드 정효근(26)을 향해 도 넘은 지적으로 논란을 빚었다.

조롱과 욕설을 섞으며 플레이를 비난해 "재미를 위해서라지만 지나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정효근은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석 위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휘문고 출신은 아니지만 지인이 그에게 폭행 당해 운동을 그만둔 사실을 털어놨다.

"(9일 방송을 보고) 이 글을 쓴다. 석주일은 휘문고 지도자 시절 엄청난 폭력을 가했던 '폭력 코치'였다. (대경고 출신인 나도 알 만큼) 유명했다. 그에게 맞아 운동을 그만둔 선배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더불어 더는 자기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나도 당했다"는 목소리가 쉬지 않고 들려온다. 기업 총수 일가를 겨냥한 '갑질 미투'와 학교에 뿌리내린 '스쿨 미투', 종교계와 문화예술계에 이어 이번엔 체육계다. 

어두운 일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여자 쇼트트랙 국가 대표 심석희의 고백 이후 체육계 미투 바람이 더 넓게, 더 세게 불고 있다.

거센 바람이 해묵은 때를 벗겨내는 모양새다. 종목과 연차, 지위 고하와 그간 쌓은 자취를 묻지 않고 슥슥 닦아낸다. 개인 도덕성은 물론 지금껏 한국 사회가 간과한 젠더 감수성과 불합리한 권력 행사, 성 평등 의식이 복합적으로 심판대에 올랐다.  

나도 당했다는 목소리가 멎을 때까지 이어질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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