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체육계 미투'(Me Too)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 수 있을까. 체육계 성폭력 피해자 중 일부는 폭로를 망설이고 있다.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24)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교 1학년부터 수년간 유도부 코치 A 씨에게 약 20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신유용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산부인과 진료를 받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내가 의심한다"며 신유용에게 50만 원을 주고 성관계 사실을 부인하라고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유용은 "심석희는 현역 최정상급의 스케이트 선수인데도 용기를 내줘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심석희의 용기로 자신이 큰 힘을 얻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유용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했지만 ‘추가 피해자’ 중 일부는 아직 폭로를 망설이고 있다. 사회적 파장과 후폭풍이 두려워서다. 

젊은빙상인연대 여준형 대표는 11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파악한 성폭력 피해는 5건이다. 정확하게 확인된 피해자는 2명이다. 14일에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지만 (피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심석희 선수 폭로 이후 사건이 너무 커져 피해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예정된 기자회견은 결국 열리지 않았다. 성폭력 피해 선수들이 아직 결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전 유도선수 신유용은 자신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심석희와 신유용의 폭로가 ‘한국판 나사르 사태’의 도화선이 되기 위해선 추가 폭로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제2차관은 ‘조재범 성폭력 의혹’ 보도 직후 피해 선수들의 '신고'를 호소했다. 노 차관은 "체육계의 특성이 워낙 폐쇄적이고 선수 간의 위계질서나 선수와 코치 간의 위계질서가 엄격하다. 선수가 자신의 인생을 걸지 않는 한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게 어렵다. 선수들이 용기를 내서 저희에게 제보하거나 언론 기관에 제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체육계 미투'가 번져 폐쇄적이고 구조적인 악습을 뿌리 뽑을 수 있을까. 성폭력 피해 선수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한 보호 체계를 확립해야 추가 폭로를 기대할 수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