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거 길레스피(사진)는 라이트급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레슬링으로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파이터로 꼽힌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보급형 하빕'이 뉴욕에 뜬다.

그레거 길레스피(32, 미국)가 UFC 6연승과 라이트급 톱 10 진입, 차기 대회 메인이벤터 확보 등 다양한 목표를 노리고 있다.

길레스피는 오는 20일(한국 시간) 미국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43에서 얀시 메데이로스(32, 미국)와 주먹을 맞댄다.

고향에서 13연승에 도전한다. 뉴욕주 웹스터(현 롱아일랜드)에서 나고 자란 길레스피는 웹스터 슈로더 고교 시절부터 빼어난 레슬러로 주목 받았다. 주 챔피언에 2번이나 올랐다.

레슬링이 장기다. 그라운드 기술 한 번으로 경기를 곧잘 끝낸다. 지난해 1월 UFC 온 폭스 27에서 조단 리날디를 1라운드 4분 46초 만에 TKO로 잡은 경기가 대표적.

싱글렉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뒤 등 뒤를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리날디 상위 포지션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두 다리로 몸을 감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바닥 싸움'에서 무게중심을 어떻게 줘야 할지 가르치는 주짓수 코치 같았다. 

아래에 깔린 리날디는 대응 한 번 못 하고 체력을 뺏겼다.

길레스피는 암 트라이앵글, 길로틴 초크 등 다양한 기술을 시도하다 마지막 수(手)로 파운딩을 택했다. 묵직하게 두 주먹을 내리치면서 경기를 끝냈다.

▲ 그레거 길레스피는 13경기 연속 웃으며 무대에서 내려올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치열한 라이트급 문턱에 첫발을 뗄 수 있다.
이력이 화려하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원 올 아메리칸과 챔피언을 경험한 정통 레슬러 출신 라이트급 잠룡이다. 통산 전적은 12승 무패.

지난해 6월 빈스 피첼 전에서도 그라운드 압박을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UFC 파이트 나이트 131에서 뛰어난 레슬링 테크닉으로 상대를 바닥에 눕혔다.

1라운드부터 피첼은 바닥 감촉을 가슴과 등으로 느꼈다. 일어나려 하면 길레스피가 태클로 재차 눕혔다.

길레스피는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사이드 마운트에서 풀 마운트까지 포지션을 다양하게 옮겨가며 압박했다.

2라운드도 마찬가지. 피첼은 아예 일어설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라운드 중반엔 피첼 로 킥을 손으로 잡아채 태클로 이어가는 고난도 카운터까지 선보였다. 관중석에서 탄성이 흘렀다.

이날 길레스피는 개인 최다인 테이크다운 7번을 피첼에게서 뺏었다. UFC 통산 태클 성공률은 47%. 허리 아래를 37번 장악하려 들어갔는데 이 중 17번 상대를 넘겼다.

차근차근 라이트급 상위 랭커와 붙고 있다. 언더 카드 첫 경기부터 메인카드, 코메인이벤트까지 무대 질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랭킹 11위 헤르난데스를 잡으면 '더 높은 곳'을 꿈꿀 수 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 러시아)와 여러모로 닯았다. 라이트급에 무패 전적을 자랑하는 레슬링 기반 파이터라는 점이 그렇다.

하빕처럼 타격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빕은 지난해 10월 UFC 229에서 최고 수준 타격가인 코너 맥그리거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주먹 솜씨를 보였다. 핸드 스피드와 정확성, 타점 높낮이 등 여러 면에서 흠 잡을 데 없는 타격 실력을 증명했다.

길레스피 역시 그렇다. 옥타곤 5경기에서 총 116회에 이르는 유효타를 기록했는데 스탠딩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시간 대비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미국 최대 종합격투기 사이트 셔독(sherdog)은 "(레슬러) 출신에 속으면 안 된다. 길레스피는 어느 경기든 빠르게 승리를 매조 질 수 있는 숙련된 타격가"라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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